지난 7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 공격이 시작되기 전 많은 한인 비즈니스맨들은 "전쟁이 빨리 일어나야 경기가 풀릴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
전쟁 전의 ‘불확실성’이 소비를 위축시켜 오히려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제까지 전쟁이 끝나고 난 뒤 경제가 활성화됐던 여러 차례의 경험도 이같은 ‘전쟁 기대심리’를 부추겼다.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크게는 미국과 세계경제, 작게는 한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앞으로 공격 작전의 전개 양상과 기간, 추가 테러 여부, 달러화 하락과 유가 상승 등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단기적 영향을 가름할 수 있는 것은 증시와 같은 시장의 반응이다.
이번 테러 전쟁의 경제 환경을 추정해볼 수 있는 예는 지난 90년 8월의 걸프전이다.
당시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하면서 촉발된 걸프전은 이듬해인 91년 1월 미국이 ‘사막의 폭풍 작전’에 착수하기 전까지 시장에 큰 불안감을 안겨줬다.
뉴욕증시 시황을 폭넓게 반영하는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직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90년 10월에는 연중 최저치인 295.46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듬해 1월 미국 등 연합군이 이라크 공격에 나서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사막의 폭풍작전’이 개시된 1월17일 S&P 500지수는 즉각 오름세로 돌아서 그해 말 S&P 500지수는 연초대비 26.3%나 급등했다.
불황에 시달리던 경제 또한 호전됐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90년 후반기부터 91년 1/4분기까지 마이너스 2%를 기록했으나 전쟁이 끝난 뒤 2/4분기 2.3% 성장으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사상 최장이라는 10년 장기 호황으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 41년 12월 일본으로부터 진주만을 기습 공격당한 뒤 5개월 간 17% 급락했던 S&P 500지수는 45년 종전 무렵, 피습 당시보다 62% 급등했다. 지난 50년 6.25동란 경우에도 53년 휴전쯤에는 전쟁 발발 전보다 30%가 뛰어올랐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테러 전쟁으로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데는 의견을 같이 한다. 그러나 문제는 추가 테러와 전쟁의 장, 단기화 여부다.
2차대전 당시 미국이 유럽 전선에 참전했을 때 다우존스 지수는 11.6% 올랐으나 베트남전이 10년간 지속되는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36.4% 하락했다.
투자신탁회사인 ‘인터내셔널비즈니스크레딧’의 조셉 최 사장은 "소비자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투자와 소비를 꺼리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 테러 전쟁 시작이 오히려 미국과 한인 경제에 보약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주찬,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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