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어머니가 아들네 집에 들렀다가 씽크대안에 담긴 그릇들을 보고 며느리에게 제때에 설겆이를 하라고 주위를 주었다고 한다. 그러자 그런 말씀하려면 저희 집에 오지 말라는 며느리의 쓴 소리에 그 아들네 집에는 발걸음을 끊었다고 했다.
또 어느 이민 1세는 외아들이 결혼하고 나서 며느리가 어른들과 같이 사는 것을 싫어해 아버지의 큰집을 마다하고 아파트로 이사나가자 조용히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역이민해 갔다. 또 한 이는 아이들 때문에 어머니를 초청했다가 세월이 흐른 지금 노모를 양로원에 보내고 나서 양심에 가책되어 그 일로 부부가 느즈막에 가끔 싸운다고 한다.
90이 넘은 홀아버지를 자식들이 서로 모시기를 꺼려해 돈을 모아 콘도를 사서 가정부를 고용해 뒷바라지를 하게 하는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한 1.5세는 어머니가 암으로 죽자 홀로된 아버지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
또 한 할머니는 남편이 죽은후 아들의 꾐에 빠져 집을 팔았고, 새 집을 살동안 몇달간만 여기 있으라기에 어딘지도 모르고 양로원에 들어 왔다가 소식이 끊겨 그제야 속았다는 생각에 분함이 가슴속에 응어리져 한을 품고 죽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어쩌다가 동방예의지국의 후손들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가족들간에 조금만 더 마음을 헤아려 참으면 피할수 있는 문제의 차원을 넘어 인륜이 허물어지고 있다.
우리 이민1세는 가족의 개념을 부모와 나, 그리고 자식들이란 삼대의 관계로 인식하고 부모를 모시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데 반하여 1.5세나 2세들은 부부와 자식만으로 해석, 노부모들은 가족의 범주에서 소외되어 간다. 그래서 은퇴하는 이민 1세들은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살아만 오다가 미처 준비를 못한 노년의 생활에 몹시 당황스럽기만 하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이고 열심히 살아가는것도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다. 우리는 지난 9.11 테러사건때 무역센터가 허물어져 내리는 마지막 순간에서도 어머니를 부르고 남편에게 남기는 절박한 통화속에서 가족간의 애절한 슬픔을 보았다.
인생을 엮어 가면서 맛보는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의 대부분을 우리는 가족과 친지들 사이에서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산업화하면서 가족은 핵화하였고 사회가 금융화하면서 가정은 파괴되고 있다. 세상이 병들면서 가족간에도 욕망의 충돌이 잦아지고 개성의 마찰이 심화되어가 삶은 존경을 잃어가고 있다.
모정이 아무리 샘물처럼 솟아난다 해도 어찌 애증의 갈등을 느끼지 않으리. 자식들이 조금만 더 자상하고 함께 있어주기만 해도 살아온 보람을 가슴속에 담아 둘텐데 말이다. 부부가 모두 살아 늙어가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인생인지 실감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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