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롱비치 리커스토어 업주 김경선·경민씨 형제 강도피살 사건이 일어난 후 사건 현장에 한 흑인 아기의 사진과 함께 붙어 있던 글귀다. 사건 다음날 김씨 형제가 운영하던 단스 리커 외벽에 빽빽이 붙은 이웃 주민들의 추모와 애도 메시지 중 하나인 이 글귀는 김씨 형제가 이 업소를 운영하며 고객 및 이웃들과 주고받았던 정과 사랑을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이 사건을 취재하며 만난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김씨 형제는 이들에게 단순히 리커 주인이 아니었다. 위 글귀에서처럼 김씨 형제는 이웃 아이들의 대부였고, 동네 청년들에게는 큰형님과 같았고 그들을 아는 모든 이웃들과 친가족처럼 지냈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아 전했다.
김씨는 이웃에 사는 고객 하나가 출산을 하자 50달러가 든 봉투를 쥐어주며 축하했고 남편을 잃은 이웃에게도 역시 봉투를 건네주며 위로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동네 주민들이 털어놓은 김씨 형제의 친절과 선행의 에피소드는 여기에 일일이 다 옮기기 힘들 정도다.
김씨 형제가 단지 험한 지역에서 무사히 장사를 하기 위한 생존전략 차원에서 겉으로만 친절을 베풀었다면 이렇게 한국식으로 이웃들의 경조사까지 챙길 수 있었을까. 김씨 형제가 고객과 이웃 주민들과 나눴던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사랑이었을 것이다. "이웃 모두가 그들을 사랑했다. 범인들은 이 동네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근처에 산다면 김씨 형제에게 이같은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슬퍼하던 한 주민의 눈물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는 사우스 센트럴 지역 흑인들에게 ‘마마’로 불리며 사랑을 실천하다 역시 자신의 마켓 앞에서 강도의 총격에 희생된 홍정복씨가 한·흑 화합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음을 기억한다. 아직까지도 흑인들 사이에 한인 상인들이 고객을 무시하고 깔보며 돈만 벌어간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 현실에서 이번 김씨 형제의 비극과 주민들의 이례적인 추모 분위기는 이민사회를 사는 한인들에게 다시 한번 특별한 메시지를 남겨주고 있다.
단스 리커가 있는 노스 롱비치 지역의 제리 슐츠 시의원의 제안으로 롱비치 시의회에서 김씨 형제의 지역사회 기여를 기리는 추모 결의문을 채택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단스 리커 김씨 형제의 유가족들에게 그들의 빈자리는 그 어느 것으로도 채워질 수 없겠지만 이웃들이 되돌려 보여준 따뜻한 사랑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