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조카들을 데리고 한인타운에 있는 한 미용실에 갔다. 요즘 라디오 방송에서 자주 선전을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일요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바닥은 치우지 않은 머리카락 때문에 무척이나 미끄러웠다.
미용사들이 빠른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잘라냈는데, 자른 후 머리카락을 제대로 털지도 않고, 아무렇게나 빗긴 후 일어나라고 했다. 그래서 조카들의 몸에 붙어있는 머리카락을 좀 더 털어 달라고 했다.
그러자 미용사의 얼굴표정이 바뀌었고, 성의 없이 스폰지로 한번 쓱 훑고는 "집에 가서 목욕해라"라고 하는 것이었다. 얼굴과 이마, 귀 안까지 머리카락이 남아 있었고 잘린 머리카락이 몸 안에까지 들어간 상태였다.
아무리 가격이 세일가격이라지만, 또 고객이 어린아이들이었지만 너무 아무렇게나 취급당한 것 같은 기분에 무척이나 씁쓸했고, 아이들 표정도 어두웠다.
생각 같아선 주기 싫었지만 18% 정도의 팁을 주자 대뜸 큰소리로 "언니, 여기 1달러 더 보태주어야겠어. 팁이 모자라" 하는 것이었다.
엉터리 서비스에 팁까지 준 손님을 앞에 두고 고맙다는 소리는 하지 않고 팁이 모자란다는 불평을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너무 황당해서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 다시는 이런 곳에 오지 말자" 하는 생각이 들었고, 1년 전부터 가기 시작한 미국 미용실과 너무나 다른 서비스에 같은 한인으로서 창피함마저 느껴졌다. 그곳은 항상 깨끗하고, 손님을 공손하고 따뜻하게 대해주며, 잠시라도 기다리게 할 때는 미안해하며 커피며 잡지책에 스낵까지 갖다주고 수시로 어떠냐고 물어보고, 자른 머리는 구석구석 샅샅이 털어 주며 팁을 얼마를 주건 간에 웃으며 고마워한다.
이렇게도 확연히 다르니 어떻게 좋은 결과만 바랄 수 있겠는가. 요즘 같은 불경기에 가격만 싸다고 엉망으로 대우받은 손님들이 계속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아무리 같은 민족이라도 귀중한 돈을 내고, 그런 터무니없는 서비스를 받으며 다닐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나도 누구 못지 않은 민족애가 있지만 손님으로서의 권리가 무시되다 못해 짓밟히는 곳에는 갈 수 없지 않은가.
한인 업소들이 손님들을 다른 곳에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좀 더 노력하고, 끊임없이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여 베풀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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