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 <옥세철 논설실장>
1979년이던가. 전 세계적인 소동이 났던 해가. 스카이랩으로 불리던 인공위성이 궤도를 이탈해 대기권으로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다칠 확률이 극히 미약하다고 밝혔으나 불안감은 오히려 늘어만 갔다. 별별 소동이 많았다. 결론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별일 없이 끝났다.
탄저병 공포가 만연해 있다. 흰가루란 흰가루는 모두 탄저병균이 든 가루로 착각될 정도로 미국사회 전체가 히스테리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
탄저병으로 도대체 몇 명이 숨졌나. 단지 한 명뿐이다. 그런데도 마치 탄저병에 미국인들이 모두 희생이라도 된 양 난리다.
탄저병 사망자수는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를 하다 다치거나 죽은 사람보다 훨씬 적다. 개에게 물려 죽는 사람보다도 더 적은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벌에 쏘이거나 벼락에 맞아 죽는 것보다도 적중 확률이 낮다.
탄저병으로 한 명이 사망한 것도 보건 당국이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을 때의 일이다. 연방, 주, 또 카운티에 이르기까지 각 정부단위 보건 당국이 철저한 방비태세에 들어간 상황에서 탄저병 사망 가능성은 그나마 더 낮다고 보아야 한다.
9월11일 테러참사 후 도산 직전 상황에 몰려 있는 게 항공 여객업계다. 항공 여행 기피증세 확산 탓이다.
그러면 항공 여행이 그처럼 위험한가. 9월11일 현재, 다시 말해 미 항공사상 최악의 날, 그 날 현재 상황으로 보아도 항공 여행은 가장 안전한 여행으로 평가된다. 자동차 여행중 사고로 사망하는 비율은 항공 여행에 비해 37배나 높아서 하는 얘기다.
266명이 항공 사고(9월11일 경우)로 숨졌다면 그 숫자는 상당히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미국내 자동차 사고 사망자가 연간 4만여명이라는 수치와 비교하면 느낌이 달라진다.
테러참사에 희생된 사람은 줄잡아 5,000여명이다. 그렇다고 테러를 미국인 사망의 주요 15대 요인으로 잡을 수 있을까. 답은 천만의 말씀이다.
심장병, 암, 뇌졸중 등으로 숨지는 미국인은 연 150여만으로 테러로 숨지는 미국인은 아예 이 범주에 들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위험이 없다는 게 아니다. 테러의 가능성은 여전하다. 또 언제 탄저균 공격 소동이 있을지 모른다. 위험이 명백히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반응이 지나쳐서 하는 말이다.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렸다는 의연한 자세가 특히 필요한 게 요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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