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수필가협회와 미주수필가협회는 ‘다문화시대의 수필문학’ 심포지엄을 LA에서 가졌다. 지난 20일 열린 제7회 한국 수필가협회 해외 심포지엄은 한국과 재미수필가들의 만남의 장이어서 그 의미하는 바가 컸다.
같은 문학의 장르 안에서 같은 언어로 작품을 쓰는 사람들의 만남이어서 반가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서도 한국 수필가 협회의 조경희 회장은 나이 80을 넘긴 세월 속에 비록 육신은 노쇠하여 가냘픈 모습이었지만, 의연한 표정과 몸에서 풍기는 향기가 인상적이었다.
미국에서 우리 교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LA에서 재미 해외문인들과 한국의 문인들이 한자리에서 문학을 이야기하며 밤을 지샌다는 일이 소중하고 뜻깊어서 테러의 소용돌이 와중에도 조금의 동요 없이 오게 되었다는 그 분의 신념에 가득 찬 언행에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카리스마를 지닌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 존재인가를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수년 전 그와 비슷한 카리스마를 본 기억이 있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던 아프리카 남아공화국 만델라 대통령의 당당하고 의연한 카리스마였다. 비록 TV로 방영된 모습이었지만, 대국의 내로라 하는 정치인들 앞에서 조금도 위축된 기색 없이 꿈과 비전을 펼쳐나가던 의연한 만델라 대통령에게서 인간의 숭고한 존엄성을 볼 수 있었다.
이는 30년의 감옥생활을 통해 체험으로 얻을 수 있는 자만이 지닐 수 있는 진리에 대한 신념이었다. 신념이 굳고 강할수록 카리스마의 힘은 커지고, 그 빛은 더욱 강해지는 모양이다.
인격과 신념은 어느 면에서 같은 의미를 지녔다고 본다. 신념 없이는 의연한 인격을 지닐 수 없기 때문이다. 허나 평상시에는 신념의 높고 낮음이 드러나 보이지 않기에 알아보기가 힘들 때가 있다. 그러나 고난의 순간이 오면 그 차이가 쉽게 드러난다. 신념은 마치 어둠을 밝히는 빛과 같기 때문이다. 빛이 주위가 어두울수록 그 존재가 더욱 뚜렷해지듯이, 신념도 고난이 크면 클수록 더욱 확실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옛날 학창시절에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던 단어가 ‘인격’이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요사이는 눈 씻고 찾아봐도 듣기 힘든 말이 바로 ‘인격’이란 단어다. 그 당시엔 틈만 나면 훌륭한 인격을 연마하기에 온 힘을 기울이며 살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누구 하나 낮은 인격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없다. 세상이 그런 세상이어서 그런지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을 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나라를 이끌고 가는 정치인들이나 사회의 지도자들에게서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더더욱 어렵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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