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로 쌍둥이 빌딩이 폭파 당하고 그리고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6,000여명의 귀중한 생명이 악몽처럼 사라졌다.
아들 딸을 잃은 부모, 형제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직장에 나간 남편이 저녁시간에는 어김없이 집에 돌아왔듯이 오늘도 곧 돌아올 것만 같아 초조하게 기다려지는 아내! 점심시간에는 직장에서 매일같이 어머니에게 전화를 주어 점심 걸르지 말고 꼭 드시라고 신신당부하던 딸! 장래 훌륭한 남편이 되겠다고, 세계에서 제일가는 재정분석가가 되겠다고, 생일날에는 빨간 장미 12송이 다발을 몰래 보내주었던 애인!... 이제 애닯은, 한 많은, 잊을래야 잊어지지 않는 많은 사연을 안고 쌍둥이 빌딩은 우리들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져갔다.
그리고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벅찬 슬픔과 아쉬움과 그리고 되돌아와 주기를 바라는, 차라리 악몽이기를 바라는 수많은 애끓는 사람들만이 이 세상에서 슬픔과 외로움, 그리고 좋았던 과거의 추억을 안고 현실을 고통속에 살아가야 한다.
고통(苦)에 대한 불교적 관찰을 빌려보면 셍(生)은 고(苦)다. 삶 자체가 고통이다. 이중 8고(苦)와 4고(苦)가 일상생활에서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늙지도 병들지도 말고 오래오래 같이 살고 싶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고통이 되어 돌아 온다. 왜냐하면 원래 불가능한 것을 바라는 억지였기 때문이다.
남편이 아내를(혹은 반대) 자식이 부모를(혹은 반대) 사별하고 그 슬픔과 고통으로부터 어느정도 벗어나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데 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그리고 노인층에서 특히 할머니가 먼저 가시고 나면 할아버지도 하찮은 병에 걸려서 쉽게 죽는다. 할아버지의 저항력이 많이 약해져 있고 삶에 대한 의지가, 꼭 살아야 될 절실한 이유가 없으면 일찍 죽는다. 재혼하는 사람이 재혼하지 않고 홀아비 생활하는 사람 보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에서도 증명되었듯 ‘외로움’이 우리 몸의 저항력을 서서히 무너뜨려 별로 큰 병도 아닌데 쉽게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외로울수록 종교에 의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친구와 자주 어울리고 골프나 취미생활을 하며, 생의 의지를 갖기 위해 자식 교육에 전심전력하든지 고아원, 병원 등에서 자원봉사하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요컨대 ‘삶의 보람’은 ‘생의 재미’이고 희망은 ‘삶의 지주’라 할 수 있다.
내가 잘 아는 사람 중에 천식으로 수십년째 고생하고 있는 분이 있다. 이 분은 고아원에서 자랐다. 추운 겨울날이면 기침이 끝없이 나는 데도 그는 새벽장을 보러 간다. 그리고 이 분은 밤에 돈 세는 재미로 하루일과를 마치고 쉰다. 이 분은 매달 자기가 가보고 키워오다시피 한 고아원에 돈을 보낸다. 이것이 희망이다. 고통스러운 생을 살아가게 하는 원천적 힘이다.
그 고아 중 한 사람이 여자 의사가 되어서 미국에 유학을 왔다. 그래서 나도 그 내용을 알게 되었다.
4고(苦)는 모두 잘 알다시피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이다. 그것은 사랑하고 미워하는데서 오는 고통이다. 이것이 원천적 고통이라 할만하다. 왜냐하면 사랑은 고통을 수반하고 사랑의 기쁨이 크면 클수록 그 사람을 잃어버릴까 걱정하거나 실제로 헤어져야 할 때 고통이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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