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는 올해 공식적인 불경기에 진입했다. 지난 1854년이래 가장 길었던 10년간의 경제 확장기가 마감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냉각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올 들어 금리인하만 11차례나 단행했다. 연방정부의 캐시 환불도 유례가 많지 않은 일이었다.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경제도 당연히 긴장했다. 특히 9·11테러 이후에는 한동안 바짝 얼어붙은 업소가 많아 일각에서는 ‘위기의식’마저 감지됐다. 그러나 한인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경기가 버텨주었고, 불경기의 정도도 우려만큼 깊지 않아 ‘생각 보다는 괜찮았던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마이너스 성장, 초저금리 시대
지난 3·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4%를 기록, 지난 91년 1·4분기의 2% 마이너스 성장 후 가장 큰 폭으로 뒷걸음질 쳤다. 마이너스 성장의 주원인은 GDP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과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FRB의 무려 11 차례나 금리인하를 단행, 지난 1월 6%에 달하던 연방단기금리는 1.75%, 모든 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의 우대금리도 연초 9.5%에서 4.75%로 반토막이 됐다.
이에 따라 한인은행들도 예대마진이 크게 줄면서 수익이 감소됐다. 한인고객들도 이같은 초 저금리 때문에 세이빙스나 머니마켓 등에 돈을 넣어두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질이득이 없어 새 투자처를 찾았으나 마땅한 곳이 없어 고민한 한 해이기도 했다.
증시 암울…한인투자자 몸살
올 주식시장은 어느 해보다 암울했다. 연초부터 비틀거리던 증시에 테러는 핵폭탄의 위력을 발휘했다. 테러직후 나스닥은 한 때 1,500선이 붕괴되는가 하면 1930년대 대공황 후 주간 단위로 가장 많이 떨어지는 등 최악의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나스닥에 집중 투자한 한인중 상당수는 투자액의 거의 절반 이상을 잃는 등 작년에 이어 올해도 몸살기를 떨치지 못했다. 증권브로커를 상대로 한 소송도 어느 해보다 많았다.
나스닥 2,000선, 다우 1만선이 거의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내년 증시회복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다. 기업의 수익과 직결되는 증시는 내년에 경제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될지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인 경제, 그래도 저력
비교적 순항해왔던 타운 경제는 테러라는 메가톤급 파장을 비켜나가지 못했다. 매년 불경기라는 타운과 다운타운은 그러나 올해도 저력을 발휘했다. 타운에는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아로마센터등 대형 위락 및 상가건물이 잇달아 들어서고 마켓들도 뻗어나가 외형상의 활기를 유지했다.
한번도 ‘호경기’임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적이 없는 다운타운 한인업체들중 특히 섬유계통은 초반기 에너지난으로 파산신청이 줄을 이었으나 뿌리깊은 의류 메이커들은 큰 동요가 없었다.
그러나 테러 이후 한국 관광객등 여행객 급감으로 타운내 관광, 호텔, 식당 등은 연쇄 피해를 입었고, 특히 여행·관광사와 함께 고급 대형식당일수록 여파가 심했다.
한인입주 상인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을 보이는 ‘키 머니’(key money)와 떡 상온보관법 통과는 한인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거둔 올해의 개가로 여겨질 만 하다. 한인 커뮤니티의 총체적인 파워가 경제적 이득으로 연결된 케이스였다.
“내년 중반이면 경기회복”
전문가들은 미국의 GDP가 올 4·4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며 내년 1·4분기에는 경기침체가 종식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 중반 이후에는 지수상으로도 경기회복이 확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타운은 올해도 짙은 그림자는 내비치지 않았으나 전통적인 비수기인 내년 1·4분기만 지혜롭게 넘기면 새로운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aek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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