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시간 넘긴 봉쇄조치로 고강도 압박…이란·中 원유 수출입에 직격탄
▶ 트럼프 “中, 이란에 무기 안 보내기로”…시진핑에 ‘이란 설득’ 촉구 메시지?
이란의 바닷길을 꽁꽁 묶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상 봉쇄가 중국을 겨냥한 다목적 압박 카드인 정황이 점차 짙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첫 종전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역(逆)봉쇄로 반격한 셈인데, 48시간 넘게 이어진 이같은 해상 봉쇄로 가장 타격을 입는 국가는 중국이 꼽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이란이 수출한 원유의 80% 이상을 수입했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에서 시가보다 20∼50%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를 수입해 자국 석유화학 기업들에 공급했다.
올해 초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베네수엘라 원유는 미국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됐다. 이번 대(對)이란 해상 봉쇄까지 길어질 경우 제재 대상 원유를 싼값으로 수입해 국내 물가를 억제해 온 중국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란과 경제적 공생 관계인 중국을 간접 타격해 종전 협상에서 이란의 핵 포기 선언을 끌어내는 데 중국을 압박용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 대목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웰치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중국의 석유 수입을 타격함으로써 베이징이 테헤란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하도록 바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란이 암암리에 군사적 도움을 받는 것으로 여겨지는 중국을 압박, 이란의 항전을 무력화하고 전쟁을 유리하게 매듭지으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서한을 보냈고, 시진핑 주석이 여기에 답장했다"며 "나는 시 주석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요청했고, 시 주석은 서한을 통해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은 이란에 무기를 보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앞서 이란에 무기를 제공하는 국가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해상 봉쇄를 두고 "중국은 내가 호르무즈 해협을 영구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것을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쓰기도 했다. 그리고는 "몇주 뒤 내가 그곳(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면 시 주석은 나를 꼭 껴안아 줄 것"이라고 적었다.
일종의 '반어적' 표현으로 읽혔다.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로 두통을 앓고 있을 시 주석의 '염장'을 지르는 동시에, 앞으로 있을 협상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도록 이란 지도부를 설득해달라는 '요청'이 함께 담긴 메시지로 보인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움직일지 현재로선 미지수지만,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가 적어도 중국에 '유효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에는 힘이 실린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1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한층 더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동과 걸프 지역의 조속한 평화와 안정 회복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이란 전쟁에 대한 '침묵'을 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무된 듯 "앞으로 놀라운 이틀이 있을 것"이라며 종전 회담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해상 봉쇄와 에너지 통제권 강화 시도가 당장 한 달 뒤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란은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핵심 고리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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