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다잡고 월드컵 위해 내 모든것 쏟아붓겠다"
차두리(22ㆍ고려대)가 삭발했다.
차두리는 8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삭발을 결행했다. 이날은 체력 테스트에서 그가 체력 테스트(왕복달리기 151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날. 스스로 들뜬 마음을 다잡고 결연하게 월드컵을 준비하겠다는 자기와의 약속이다.
머리를 깎기 전부터 차두리는 머리가 긴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삭발은 스포츠형에 가깝던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완전히 반짝반짝할 정도로 머리카락을 하나도 남기지 않은 데이비드 베컴 스타일의 스킨헤드는 아니지만 최대한 머리를 짧게 깎았다.
차두리의 삭발은 최근 그의 행동을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지난해 10월 말만 해도 차두리는 ‘그저 대표팀에 있다는 것이 즐겁다’는 표정이었다. 훈련이 끝난 후에도 기자들의 인터뷰를 즐기는 스타일로 자연스럽고 활달한 신세대답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았다.
그러나 이달 2일 제주 전지훈련에 내려온 뒤 완전히 바뀌었다. 우선 핸드폰 번호를 바꾸어 주변과의 전화 통화를 줄였다. 또 훈련이 끝난 뒤에는 빠른 걸음으로 대표팀 버스로 돌아갔다. 공식 인터뷰를 제외하면 기자와의 접촉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이런 모든 변화는 그에 대한 기대가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던 지난해와는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에 뽑히기만 한 것도 영광이라던 자기 자신의 목표 설정도 “혼신의 힘을 다해 월드컵에서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는 것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꼭 내가 골을 터트려야 한다는 마음보다는 한 발이라도 더 뛰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야 한다”는 게 차두리의 지론이지만 아버지에 이어 출전하는 월드컵에서 아버지도 기록하지 못한 골을 뽑아내고 싶다는 욕심도 품고 있다.
외모도 경쟁력인 시대에 월드컵에 대한 집념으로 자진 삭발한 차두리의 모습이 그 누구보다 아름답다.
/서귀포=서울본사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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