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꼭두새벽 0시20분 LA공항을 떠나 승부의 땅 한국의 첫 관문인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승객들 상당수는 억지잠을 청하다가도 월드컵 얘기가 나오면 금세 깊은 잠에서 깨어난 맑은 눈이 됐고, 먼동이 트기 전 4시53분(한국시간) 낮게 깔린 안개비를 휘감은 채 새벽 첫 손님을 맞는 인천공항 청사 역시 “월드컵의 나라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말로 반가운 손을 내밀었다.
대형 리무진버스가 공항에서 서울역까지 준(semi)전용도로를 따라 50분동안 내달리는 동안 좌우로 펼쳐지는 풍경들도 이른 시간이라 제모습을 죄다 드러내진 않았지만 온통 월드컵으로 치장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심지어 서울역앞 지하도에서의 차디찬 토막잠을 털어내고 광장 한켠으로 꾸역꾸역 올라온 노숙자들마저 한손에는 벌써 반쯤 빈 2홉짜리 소주병이 들려있긴 했지만 더러 축구얘기로 시간을 때우며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면 월드컵은 한국인을, 세계인을 축구라는 언어로 한데섞어 휘젓는 일종의 최면제 그 자체였다.
그러나 월드컵의 정수는 어디까지나 축구 또 축구. 그중에서도 지구촌 코리안들로선 한국이 과연 본선 첫승의 관문을 뚫고 환희의 16강에 진출하느냐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서울은, 한국은 더욱 더 거세고 뜨거운 월드컵 열기속으로 흠뻑 젖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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