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축구가 풀어야 할 다음 숙제는 미국전. 4일새벽(LA시간) 부산에서의 폴란드전 승리가 한국축구의 비원을 한국축구의 모든 소망을 이루는 것도 패배가 모든 것을 잃는 것도 아니다. 태극전사들은 폴란드전뒤 피로회복이 끝나는 즉시 오는 10일 오후3시30분(LA시간 같은날 오후 11시30분) 대구에서 벌어지는 미국전을 향한 총력작전에 돌입한다.
그 첫째는 5일 오후6시(LA시간 5일 새벽2시) 수원에서 벌어지는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두눈 부릅뜬 채 지켜보며 ‘기억속의 미국’이 아닌 ‘눈앞의 미국’을 헤아려 필승대책을 재점검한다. 물론 이는 D조 마지막 상대 포르투갈을 미리 살펴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초점은 역시 미국. 거스 히딩크 감독은 5일 폴란드전 피로회복을 끝내는 대로 특훈캠프가 차려진 경주로 복귀해 선수단과 함께 미-포르투갈전을 시청하며 미국의 팀전술과 개인전술을 분석, 즉석에서 선수 개개인에게 달구벌(대구의 옛이름) 전투요령을 주지시킬 예정이다.
히딩크감독은 특히 미국이 플레이메이커 클라디오 레이나·공격형 미드필더 어니 스튜어트·측면돌파와 벼락슈팅이 뛰어난 미드필더 잔 오브라이언 등 유럽파가 100% 가세한 미국팀은 지난해말 서귀포 대전과 올해초 북중미 골드컵때 맞선 미국팀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을 중시, 선수들에게 골드컵때 경기에선 졌지만 내용에선 앞섰다는 안이한 자신감을 버리고 신중하게 대처할 것을 특별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나의 경우 최종평가전때 강호 네덜란드의 집중수비속에서도 볼을 빼앗기지 않고 마음먹은 곳으로 자로잰 듯 패스를 찔러주는가 하면 줄 듯 줄 듯 주지 않고 문전으로 접근한 뒤 강력한 직접 슈팅을 쏴 여러차례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공수의 핵. 골드컵때 연속 기습골을 터뜨리며 한국격파의 선봉에 섰던 스물살 동갑내기 랜던 다나븐과 다마커스 비슬리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대담하고 농익은 플레이를 펼쳐 얕잡아왔다가는 또다시 큰코를 다칠 수 있다. 레이나가 봉쇄될 때 보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는 다나븐 역시 체구는 작지만 워낙 순간동작이 빠른데다 깊은 태클에도 잘 쓰러지지 않고 쓰러져도 금방 일어나 다시 볼을 탈취해 후속 플레이를 전개하는 능력의 소유자여서 특별한 경계가 요망되는 위험물이다.
때문에 히딩크감독은 미드필드에서의 철저한 압박으로 레이나를 향한 볼 공급 자체를 차단하는 한편 다나븐의 틈새공략을 저지하는 겹수비망을 치는 데 실점막기의 우선점을 둘 계획이다. 점프력과 헤딩력이 뛰어난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는 그에게 공급되는 센터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경우 무력화시킬 수 있으며 맥브라이드의 투톱단짝 클린트 매시스봉쇄도 그를 지원하는 엄호세력 봉쇄에서 실마리를 물어야 한다는 게 히딩크감독의 결론이다.
히딩크감독은 또 공격에서는 미국의 좌우수비가 약하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노장 제프 에이거스가 지키는 중앙이 상대적으로 허술하고 느리다는 판단을 내리고 스코틀랜드전에서 보인 안정환-윤정환 2대1 패스에 의한 중앙돌파 방식과 측면돌파에 의한 중앙수비라인 틈새벌리기를 통해 골의 길목을 튼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축구의 든든한 수비형 미드필더 크리스 아머스가 지난달 15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입고 대표팀에서 탈락한 덕분에 중앙수비진으로 진격이 그만큼 쉬워졌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또 부지런하고 측면공격에 능한 이영표가 부상에서 회복되면 미국전에서 측면흔들기 첨병으로 내세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산-정태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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