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가까운 기다림끝에 첫승 물꼬를 튼 한국이 맞딱뜨려야 할 다음 상대 미국과 포르투갈 진영에도 휴식이란 없었다. 5일밤(이하 한국시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일전을 치른 두 팀은 6일 피로회복훈련을 시작으로 다음 전투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비기기간 해도 만족이라던 미국은 3대2 승리에 스스로도 놀란 듯 훈련내내 함박웃음이 피어났고 우승후보로 꼽히면서도 뜻밖의 패배를 당한 포르투갈은 우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미국
지난달 23일 한국 입성 이래 줄곧 서울 외곽 미사리 축구장에서 담금질을 해온 사커USA는 6일 오전10시부터 이곳에 다시 모여 약90분동안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으로 간밤의 포르투갈전 피로를 씻어내며 본격훈련에 대비한 몸만들기에 열중했다.
서울 매리엇 호텔에서 30분가량 전세버스를 타고 훈련장에 도착한 미국선수단은 포르투갈전 승리횡재 덕분에 모두들 어느때보다 밝은 모습이었으나 한국과의 일전을 의식, 종전과 마찬가지로 훈련장면은 15분정도만 공개하고 그나마 개인전술이나 팀전술 훈련이 아닌 몸풀기 장면으로 때웠다.
포르투갈전에서 부상으로 결장한 클라디오 레이나 대신 플레이메이커를 맡아 임무를 200% 완수한 2001년 사커USA 최우수선수 어니 스튜어트는 뭉친 다리근육 등 ‘상흔’을 치유하느라 정상훈련을 거른 채 운동장 한켠에서 마사지를 받았고 반대로 레이나는 컨디션이 거의 회복돼 특유의 활발한 몸놀림을 과시하며 한국전에 나설 준비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5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때 상대공격수와 충돌하면서 무릎에 부상을 입은 세계적 골키퍼 케이시 켈러도 정상컨디션을 되찾아 한국전 출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짐작되고 있으나 브루스 아레나 감독은 한국전 스타팅 라인업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포르투갈
미국전 패배의 충격은 6일 오전 9시부터 서울 태릉 육사구장에서 벌어진 훈련분위기에서도 나타났다.
안토니우 올리베이라 감독은 훈련에 앞서 선수들을 모두 모아놓고 무려 1시간이 넘도록 미국전 패배 원인과 시급히 보완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일장훈시를 늘어놓고 선수들의 의견개진을 유도하는 등 평소와 다른 분위기속에 패배뒤끝의 첫 스케줄을 시작했다.
루이스 피구, 루이 코스타 등 미국전 풀타임 출장멤버들은 약1시간동안 주
로 몸풀기 등 비교적 저강도 훈련을 했으나 나머지는 4대4 미니게임과 슈팅훈련 등 평소와 다름없는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한-미전과 동시에 벌어질 폴란드전 필승각오를 다졌다.
오전훈련을 끝낸 뒤 숙소인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로 되돌아간 포르투갈 선수들은 훈련장↔숙소행을 반복했던 극도로 절제된 스케줄과 달리 한국행 이후 처음으로 이날 자유로운 외출이 허용돼 샤핑과 시내구경 등으로 모처럼 여유로운 오후를 보냈다. 이 또한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올리베이라 감독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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