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은 잉글랜드-아르헨티나 라이벌전은 ‘원더 보이’ 마이클오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금 발’ 데비잇 베컴이 한가운데 정통으로 박아넣음으로써 잉글랜드의 1대0 승리로 끝났다.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균형을 이뤘던 양팀의 통산 월드컵 맞대결 전적은 다시 잉글랜드쪽으로 기울었다.(3승2패) 양팀간 앙금의 시발점은 흔히 알려진 것처럼 82년4월 발발한 포클랜드전쟁이 아니다.
그것은 이전에 쌓인 악감정을 더욱 심화시킨 계기였을 뿐이다. 66년 월드컵에서 양팀이 맞붙어 홈팀 잉글랜드가 승리를 거둔 뒤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유니폼을교환하려 하자 앨프 램시 감독이 부랴부랴 달려가 "동물들과는 옷을 바꿔입지 말라"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아르헨티나 신문들은 램시의 망언을 규탄하고 잉글랜드가 심판을 매수해 승리를 도둑질했다고 내갈겼는가 하면 아르헨티나가 78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자 이번에는 잉글랜드 언론들이 근거는 없지만 구체적인 돈의 액수까지 밝혀가며 아르헨티나의 심판매수론을 퍼뜨렸다.
포클랜드전 와중에 벌어진 82년 스페인월드컵때 양팀의 살벌한 적대감은 설명이 필요없는 일. 다행히 맞붙지는 않았지만 양팀 선수들은 "너희들과 볼을 차기는커녕 꼴도 보기 싫다"고 으르렁거렸고 소원대로(?) 안전요원들이 철저하게 감시해 대면조차 못하고 헤어졌다. 잉글랜드은 86년 멕시코월드컵때 1대2 패배를 안겨준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에 의한 골을 ‘역사상 가장 추악한 골’이라고 기회있을 때마다 들춰내고 있고 아르헨티나는 패자의 헛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베컴이 지난 4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준결승에서 바르셀로나FC의 아르헨티나 출신 수비수의 깊은 태클로 발목부상을 당하자 잉글랜드언론은 즉각 월드컵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표적공격’이라고 비난했었다. 이런 점에서 잉글랜드축구의 자존심으로 얘기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디드의 중원을 베컴과 아르헨티나 출신 베론이 공동 지휘하고 있는 것은 희한한 모순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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