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한 접시에 1,000달러. 두 접시에는 2만5,000달러라는 가격이 정해졌다.
뉴욕주 상·하원은 뉴욕에서 개를 잡거나, 보신탕을 판매, 구입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위반자에게 이같은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이들 법안은 사실 개와 고양이를 도살, 털가죽으로 의류를 만들어 판매하는 업소들에 대한 동물애호가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지난해 의회에 상정된 바 있으나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뉴욕 공중파 방송 WPIX-TV가 뉴욕 업스테이트 한인농장에서 개로 보이는 동물을 잡아, ‘보신탕’용으로 판매하는 모습을 비밀리에 카메라에 담은 폭로 프로그램이 방송되면서 개의 식용 도살에 대한 미 주류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이 방송은 당시 한인사회에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카메라에 잡힌 것은 개가 아니라 코요테다’, ‘보신탕은 우리한국의 전통문화인데 왜 미국인들이 남의 문화를 갖고 트집을 잡느냐’, ‘방송국이 한인을 비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종차별적 프로를 만들었다’ 등을 주장하는 한인들과 ‘개는 먹으면 안되고 코요테는 괜찮다는 것인가’, ‘미국에까지 와서 미국인의 정서에 어긋나는 보신탕을 찾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특정 한인들과 업소 문제를 지적한 것이 왜 모든 한인을 겨냥한 것으로 선동을 하느냐’ 등을 주장하는 한인들의 의견이 충돌했다.
그런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한인권익’과 연결시킨 일부 한인들은 방송사를 상대로 편지, 전자우편 보내기, 타민족 연대, 가두시위 등 항의운동을 촉구하며 한인사회의 지지를 호소했으나 뉴욕 한인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다만 한국 네티즌들의 항의 ‘욕설 전자우편’에 대한 망신과 미국인들의 호기심 및 혐오감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 문제가 한인사회를 한창 달구어 놓은 사태가 벌써 반년이 지난 오늘 뉴욕한인들이 당시 감정에 휩쓸려 동요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한인들과는 달리 미국인들은 자신을 대표하는 주 상, 하원 의원들에게 편지, 전화 등을 통해 조용히 무서운 압력을 가했던 것이다.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무릅쓰고 보신탕을 먹어 우리의 ‘고유문화’를 반드시 뉴욕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한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런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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