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지역 29개 항만이 나흘째 폐쇄되면서 수출·입 물류 공급차질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일원 한인 업계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태평양해운협회(PMA)와 서부항만노조(ILWU)의 갈등으로 미국 수입물량의 3분의2를 소화하고 있는 서부지역 항만이 지난달 29일 모두 폐쇄돼 한국이나 중국, 동남아시아와 거래가 많은 한인 무역업체들은 물론 해운 및 통관회사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

업계는 항만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해당 업계의 비용부담 증가는 물론 수입 원자재 가격 및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불황을 겪고 있는 한인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한인 무역·도매업계. 아시아와 거래하는 한인 무역업체의 경우 70% 이상이 수송기간이 짧은 서부지역 항구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들 업체들의 물품 수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주요 지연 품목들은 가발, 신발, 장난감, 의류, 가전제품 등으로 해당 수입업체와 통관·운송회사에는 거래처로부터 물품 공급 지연에 따른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입 포워딩 업체인 SEA 인터내셔날사의 정상환씨는 "항구 폐쇄로 물량 운송이 지연됨에 따라 거래처에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한인 업체들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래 업체들에게 서부지역 항만 폐쇄 사태 추이만을 통보해 주고 있을 뿐 아무런 손을 못쓰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현재 항구에 묶여 있는 제품들은 대부분 연말 샤핑시즌을 앞두고 수입해오는 상품들로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필제 뉴욕한인경제인협회장은 "이번 사태로 최대 성수기인 연말 대목을 앞두고 있는 한인 무역·도매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요즘처럼 불황 시기에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업체에서는 수입항을 서부지역에서 뉴저지 항으로 전환하거나 항공편으로 운송수단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수입 시기를 놓쳤거나 항공운임이 너무 비싸 대부분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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