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만의 이야기 공연
‘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씨는 역시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였다. LA오페라에서 공연하고 있는 프랑스 작곡가 오펜바흐의 걸작 ‘호프만의 이야기’ 1막에서 노래하는 인형 ‘올림피아’ 역을 맡은 그는 24일 오프닝 공연에서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아름답고 스펙태큘러한 목소리로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주인공인 시인 호프만이 사랑에 빠지는 올림피아역으로 분장한 그는 두눈을 꿈벅이면서 의자에 앉은채로 주인이 태엽을 감으면 노래를 부르다 태엽이 풀리면 천천히 목소리가 가라앉는 대단히 난해한 곡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그의 기계적이면서 부자연스러운 동작에 폭소를 터트리면서 태엽을 감을 때마다 실내를 압도하며 퍼져나오는 노래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특히 이 오페라에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리아 ‘새들...(Les oiseaux dans la...)이 끝난후 일부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치면서 앵콜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아리아는 조씨와 같이 고음으로 부르는 ‘칼라러투라’ 소프라노에게 적합한 곡으로 이날 공연에서 그의 타고난 목소리와 음악성이 다시 한번더 진가를 발휘한 셈이다. 1막이 끝난후 휴식시간에 관객들의 상당수는 조수미씨의 목소리와 노래를 얘기의 화제로 삼았다.
조씨가 출연한 1막이 끝난후 이 오페라는 2막과 3막, 에필로그로 진행되었으며, 호프만이 그동안 사랑을 나눈 3명의 연인들의 스토리로 전개되었다. 이 스토리들은 제각기 다른 얘기들로 엮어져 있으며, 2막에서는 호프만이 정부를 둔 줄리에타라는 미모의 여성에게 빠졌다가 배신을 당하고, 3막에서는 악마의 꾀임에 빠져서 노래를 부르다가 숨을 거두는 소프라노 가수 안토니아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오페라는 호프만 역을 맡은 마커스 하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출연진들이 새로 구성된데다 무대 세트와 의상도 막이 바뀔 때마다 바뀌고 화려해 3시간30분동안의 공연이 별로 지루하지 않게 느껴진다.
일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찬 이번 공연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수미씨의 진가를 다시한번 입증한 퍼포먼스였다.
▲공연장: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135 N. Grand Ave. LA)
▲공연일시:12월4일(수요일) 오후7시30분, 12월8일(일요일) 오후7시30분, 12월14일(토요일) 오후1시, 12월18일(수요일, 코리안 나잇) 오후7시30분, 12월21일(토요일) 오후1시.
▲공연시간:3시간30분(대사는 프랑스어이며 영어자막이 있다)
▲코리안 나잇 문의 및 티켓 구입(10%디스카운트 혜택):(323)692-2070(본보 사업국)
<문태기 기자>tgmo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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