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파도 속 고래 찾아주고 생태 설명도
미국은 자식에게도 심부름 대가로 돈을 주는 자본주의 국가지만 전혀 모르는 남을 위해 땡전 한 잎 받지 않고 일하는 자원봉사의 왕국이기도 하다.
춥고 비바람 부는 겨울 날 오리건 해안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고래구경을 안내하는 2백여명의 자원봉사자들도 그런 사람들이다.
한 겨울이 되면 수천 마리의 회색 고래가 벨링 해에서 따뜻한 멕시코의 바하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는데 이들이 오리건 해안을 통과하는 시기가 각급 학교의 2주간 겨울방학과 일치,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연간 4만여명의 관광객이 고래를 보러 오리건주로 몰려온다.
‘고래구경 설명해주는 곳(WWSH)’이라는 단체에 소속된 이들 자원봉사자는 두툼한 옷으로 무장하고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망원경으로 바다를 응시하다가 고래가 뿜어내는 물줄기나 물위로 솟은 꼬리를 발견하면 즉각 관광객들에게 방향을 가리켜준다.
관광객이 스스로 고래를 발견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해변의 풍치나 집채만한 겨울 파도 등에 끌려 한눈 팔게 마련이다. 또 4반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WWSH의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관광객들은 고래의 생태, 국제 고래연맹의 협약 내용, 한 때 멸종위기까지 갔던 회색 고래가 다시 번성하게 된 연유 등에 관해 설명을 들을 수 없게 된다.
멸종위기 동물 명단에 올랐다가 제외된 동물은 회색 고래를 포함해 7 종류뿐이다. 회색 고래는 1935년 상업용도로 포획할 수 없도록 당시 국제연맹(LN)과 국제 고래 위원회(IWC)에 의해 지정됐다가 59년 후인 지난 1994년 멸종위기 동물 명단에서 풀려났다.
후드 리버 카운티 셰리프 국장으로 은퇴한 밥 린치는 교사 출신인 부인 조앤과 함께 망원경으로 바다를 응시하다가 관광객들에게 “한시 방향!”이라고 외친다. 13년 째 자원봉사 하고 있는 이들은 고래가 “크고 아름다울 뿐 더러 아직도 인간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은 신비스런 짐승”이라며 자원봉사를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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