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명한 태극무늬와 함께 `한국은 곧 통일이 됩니다’라는 한국말 표지판을 들고 폭설 속에서도 비닐 천막 하나에 의지한 채 백악관 앞을 지키고 있는 주름진 얼굴의 이국 여성.
이 여인은 올해로 23년째 백악관 정문 앞에서 홀로 반핵 시위를 벌여오고 있는 백악관의 명물 중 명물인 `콘셉시온 피치토,’ 일명 `카니 할머니’이다.
카니 할머니는 한인관광객이 다가오면 한국말 전단까지 나눠주며 한국의 통일을 진심으로 염원하는 듯 `한국 통일’과 `한국사랑’을 힘있게 외친다.
스페인 출신의 이 여성은 스페인 대사관 직원 출신으로 지난 1981년부터 집도 절도 없이 백악관 정문 앞에서 먹고 자며 세계 평화를 위해 반핵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카니 할머니가 시위를 벌이는 지난 23년 동안 수많은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백악관을 거쳐갔지만 카니 할머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년 365일 시위를 벌여 온 카니 할머니는 이 때문에 `작은 거인’ 또는 `워싱턴을 지키는 철야간병’ 등의 애칭이 항상 뒤따르고 있다.
한국어를 비롯, 각 나라 언어로 전단을 준비해 나눠주고 있는 카니 할머니는 한인 관광객들이 다가가면 한국통일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아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폭설이 내린 지난 프레지던트 데이 연휴에도 카니 할머니는 홀로 시위를 벌이고 있었고 비닐 천막 옆에는 다람쥐 한 마리가 땅콩을 받아먹으며 할머니의 유일한 친구로 남아 있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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