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
▶ ’조 쿠버트 만화 전문학교’ 첫 한국유학생
이경원(53)씨는 미국 최고의 만화 교육 기관 중 하나인 조 쿠버트 만화 전문학교(The Joe Kubert School of Cartoon and Graphic Art)에서 아들 또래의 학생들과 나란히 수업을 받는 만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
어릴 적 만화가가 꿈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때 주간한국 만화 공모전에 입상하며 만화가로서의 재능을 보였으며 1968년부터 유명 만화작가들의 문하생으로 한국 만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극화에서부터 시사만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에서 잘 나가는 만화가였던 그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안정된 생활터전을 버리고 3년 전 홀홀 단신 미국행에 오른 것은 보다 넓은 세상에서 만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남다른 각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50대 중년의 나이에 만화공부 하러 미국 유학 가겠다고 하니까 다들 미쳤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후회는 없어요. 하루 하루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그는 미국 유학 길에 오른 한국 만화작가로는 처음이자 조 쿠퍼트 스쿨 개교이래 첫 한국 유학생이기도 하다.
이제는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그의 유학생활에 관심을 갖는 만화가들이 생겨나 몇몇 사람들은 이메일을 통해 유학문의를 해오기도 한단다. 한국일보에 ‘아색기가’를 연재하며 현재 인기 만화작가로 활동중인 양영순씨도 조 쿠퍼스 스쿨 입학을 희망하고 있다고.
그는 "한국에는 만화과가 있는 대학이 60여 곳에 이르지만 체계적인 만화교육이 미흡한 실정이다. 작가의 인기 여부에 따라 캐릭터의 생명이 결정되는 한국과는 달리 여러 작가를 통해 유명 만화 캐릭터를 계승 발전시키는 미국 만화계 풍토가 마음에 들었고 평소 동경해오던 쿠퍼트 작가가 세운 학교에서 만화를 공부하고 싶어 미국행을 결심했다. 이곳에서 배운것을 한국으로 돌아가 후배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낯설고 물선 미국땅에서 공부하며 가장 힘든 점은 영어였다. 당초 2000년 9월 학기에 조 쿠버트 스쿨에 응시했다가 영어 성적이 떨어져 낙방, 1년 후 재도전해 입학했다.만화실력은 뛰어난데 수업을 따라가기에는 어렵다며 학교측이 입학을 거절한 것이다.
영어에서 좌절감을 맛봤지만 이를 악물고 1년간 랭귀지 스쿨을 다닌 후 재응시 해 입학허가를 받아냈다. 다행히 3년 과정의 교육을 2년만에 마칠 수 있도록 월반 특혜를 받았다오는 5월 20일 졸업을 앞두고 그는 요즘 대형 프로젝트 준비로 정신이 없다.
학교측의 제안으로 고전음악가에서 현대 음악가에 이르는 80여명의 음악가들을 한데 모은 대형 만화작업을 최근 끝내고 판매루트를 찾고 있다.
기회가 닿으면 미국에 머물면서 만화가로 활동, 경험을 쌓은 뒤 한국으로 돌아가 만화교육에 헌신하고 싶단다. 앞으로의 꿈은 한국에 만화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일본 만화가 강한 것은 만화시장이 한국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큰 규모인데다 일본 만화작가들이 세계 시장을 겨냥, 치밀한 스토리와 충분한 준비과정을 거쳐 작품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우리가 배울 점이다. 시간이 좀 걸려도 한국만화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만화지도자 양성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이 같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오늘도 열심히 학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1980년 <사막의 여우 롬멜>로 본격 창작활동 시작, 한국일보 부설 소년한국도서 전속작가로 작품활동 했고 1991년 금성출판사 미술부에서 근무하며 <한국의 역사>, <과학학습만화> 전집, <잉여인간>, <태형>, <깊고 푸른밤>, <장삼이사> 등을 발간했다.
또한 다단계마케팅, 알짜정보이야기 등 전문서적을 만화화 했고 국방무 발행 전군 홍보물 보안만화를 발표했다.
▲웹사이트: www.kyongwonlee.com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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