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70도를 오르내리는 걸 보니 완연한 봄으로 들어선 것 같다. 이곳 뉴욕은 따뜻하지만 미국에는 아직도 눈 덮인 산을 볼 수 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뉴욕에서 매일 아침 복잡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살고 있지만 이 광활한 미국 땅 다른 한 쪽에서는 하루종일 기다려도 차 한대조차 안 지나다니는 땅들도 있다.
세계의 가장 커다란 산맥의 하나이자 아메리카대륙의 록키-안데스산맥의 북쪽을 차지하는 록키산맥을 찾아 가보자. 록키산맥은 멀리 북쪽으로 알라스카의 맥킨지 산으로부터 시작해서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내려온다. 산세가 험하기로는 캐나다쪽의 록키를 꼽지만 미국쪽의 록키산맥은 끝없는 사막과 깎아지른 기암괴석으로 이어지는 장관을 이룬다.
그중 유타와 콜로라도를 잇는 부분이 록키의 최고 절정을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타와 콜로라도는 서로 인접한 주이면서 록키산맥으로 갈라져 있다. 그런데 그 록키산맥의 넓이가 무려 600마일에 이르니 운전해서 약 10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유타의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약 1시간 반정도 남쪽 191번 도로가 시작하는 곳부터 콜로라도의 덴버까지 구간에는 거의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의 연속이다.
그곳에서부터 191번 도로를 따라서 2시간 반 정도를 동쪽으로 달려가면 모압이라는 작은 산골마을 바로 직전에 아치스 내셔널 팍이 나온다. 191번 도로의 입구에는 주유소들이 3∼4개 있는데 커다란 글씨로 “No Gas Station in next 100 miles” (앞으로 100 마일 이전에는 주유소가 없습니다.)하고 쓰여진 표지판이 인상적이다. 실제로 191번 도로를 따라서 가다보면 주유소는 물론 웬만한 교통표지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따금씩 만나는 속도제한 사인이 고작이다. 밤에 이 길을 따라서 달리다 보면 아마도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들을 두 시간 반 동안 잘해야 10대도 못 만날 정도이다. 아치스 내셔널 팍은 인근의 국립공원과 함께 신기한 모양의 바위들을 자랑한다. 수 만년동안의 풍화작용과 빙하가 깎고 지나간 자국들로 인해 생겨난 바위들의 모습은 마치 선사시대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이 곳에는 물이 귀하다는 점이다. 트레일을 타기 전에 최소한 1병의 마실 물을 준비하는 것이 필수이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지도에는 트레일의 길이와 난코스가 표시되어 있는데 반드시 이 사항을 잘 읽어보고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트레일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곳의 트레일은 가파르고 중간에 쉴만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메라와 렌즈는 최소한 경량으로 준비하고 필름도 1∼2롤 정도만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 좋다. 좀 더 욕심을 내어서 자세히 보고 싶으면 전륜구동형 전용 코스를 이용해도 좋다. 아치스 내셔널 팍의 가장 추천할 만한 트레일은 ‘Delicate Arch’와 ‘Double-O-Arch’가 있다. 롱아치라는 아치도 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근처까지 접근할 수 없는 게 흠이다.
사진에서 보는 ‘더블-오-아치’는 바위에 구멍이 위아래로 두개가 나있는 특이한 모양이다. 아치의 주변을 돌면서 멀리 보이는 또 다른 봉우리의 끝이 아치 가운데 들어가도록 구도를 잡아보면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에서와 같이 날씨가 좋고 하늘이 파란색 일 때는 폴라라이징 필터를 써서 색감이 더 뚜렷해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일 포토샵등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쓴다면 색상뿐 아니라 대비도 높여주어서 깨끗한 사진을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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