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우리 이제 가게 그만해요. 나 학교에 가면 엄마 몸도 약한데 내가 도와 줄 수도 없고 걱정이에요. 그냥 쉬시면서 엄마 하고 싶은 것 하면 내가 졸업하고 먹여 살릴 게요”
요즈음 딸아이가 일주일에도 몇 번씩 내게 하는 말이다.
영어가 서툰 우리 부부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 동네에서 이만큼 자리잡고 가게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와 아르바이트, 또 가게를 드나들면서 고생을 마다 않고 도와 준 딸의 공이 크다. 그런데 그 딸이 이제는 먼 곳으로 떠난다.
나는 딸아이에게 가끔은 짐이 되는 엄마로 비추어지겠지만 굳이 강한 엄마로 비추어지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부모들을 자식들에게 “나는 괜찮다. 너희들을 위해서라면…”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나는 부모도 자식들과 똑같은 육체와 감정과 감성을 가지고 있음을 생활 속에서 인식시키며 가정을 위해서는 서로가 협력하고 희생하며 돕고 살아야 힘을 얘기한다. 그래서인지 딸아이는 부모에게 착한 딸이며 연세 드신 분들을 모실 줄도 안다.
나 역시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나는 효녀였을까 아니면 무심한 딸이었나를 생각한다. 5월은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하는 달이다
주위의 연세 드신 분들을 보면 가끔 화가 날 때가 있으니 이는 자식에게 무조건 관대하시기 때문이다. 그 자식들은 연로하신 부모님이 편찮으시지는 않은지, 식사는 제대로 때맞추어 하시는지, 무슨 필요한 물품은 없으신지 도통 관심이 없기 때문 이다.
미국에는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어 기본 생활과 병원비 걱정은 없다 치더라도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정신적으로 배고픔을 타는 분들이 많다.
교회나 성당에 나가면 영혼을 위로 받고 살찌우기야 하겠지만 자식들의 사랑이 고프신 분들이 꽤 있다. 그런 분들일수록 자존심이 강해서 자식 자랑을 더 많이 하니 그 뒤에 숨겨진 부모의 마음을 나는 읽을 수가 있다.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이다. 같이 모시고 사는 것보다 각기 사는 것이 서로 편해서 아파트나 양로원에 모신다고는 하지만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까지 단절되어서야 되겠는가?
하루 한번 또는 일주일에 한두 번의 간단한 안부 전화도 부모에게는 살맛 나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우리도 언젠가는 가야할 길임을 생각하면서 우리 자식들에게도 좋은 본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용하/웨스트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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