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부지부식간에 달라진 자신의 행동거지다. 팁 문제가 바로 그렇다.
식당엘 갔다든지, 택시를 타고 내렸는데 팁을 안 주는 모습이 그렇게 이상하게 보일 수 없다는 말들을 자주 한다. 미국식 관행에 어느덧 젖어 있다는 증거다.
미국의 팁 문화와 관련해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택시 운전사들의 팁수입이 는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평소보다 40% 이상 더 준다는 것이다.
아마 ‘궂은 날씨에 고생을 하는구나’ 하는 무언의 동정심이 작용한 탓일 게다.
팁은 서비스를 받은데 대한 보답이다. 그러므로 서비스의 양과 질에 따라 팁의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 그게 일반론이다. 그런데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인종에 따라 팁 액수가 다르다는 연구조사가 나와서다. 이같은 결론은 예일대학의 한 교수가 택시 운전사들을 대상으로 연구조사를 한 결과 내린 것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인 택시 고객의 팁은 보통 요금의 16%선 이고 옷차림이 좋은 고객의 팁 액수가 대체로 높은 편이라는 한다.
인종별로는 백인 고객은 평균 22%를 팁으로 주고 있어 가장 후한 편이고 아시아계는 16%, 히스패닉은 12%, 흑인계는 9% 정도를 팁으로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이한 사실은 주는 쪽은 물론이고 받는 쪽 입장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운전사가 백인인 경우 팁 액수는 대체로 높고 흑인인 경우 훨씬 낮다는 이야기다.
고객이 흑인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흑인 고객들은 백인 운전사에게는 비교적 후하게 팁을 주다가도 같은 흑인을 운전사로 만나면 상대적으로 손이 짜진다는 것이다.
이게 말하는 건 뭘까. 소비자 측면의 인종차별이- 예컨데 집을 팔 때 특정 인종에게는 안 파는 행위 등- 굴절된 형태로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한국인의 팁 문화는 어떻게 비쳐질까. 한국계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를 본 적이 없어 뭐라 말하기가 곤란 하다. 그렇지만 ‘감’이라는 게 있다. 그 ‘감’에 따르면 인종차별성 팁 문화는 한인사회에도 만연해 있는 병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이다.
몇푼 되지도 않는 팀을 주면서 특정 인종 출신 서비스 종사자에게 함부로 말을 해댄다. 또 특정 인종의 고객에게는 아예 서비스를 기피한다. 이런 유형의 한인이 하나 둘이 아니어서 하는 말이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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