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련 대통령과 언론과의 관계가 살풀이라도 해야 할 만큼 심각해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언론과의 전쟁을 선포한지 불과 수개월, 창 밖을 내다보면 핵폭탄을 가슴에 품은 토끼를 잡아먹으려는 독수리가 눈알을 부라리고, 고개를 돌려 집안을 살펴보면 골방 구석구석까지 붉은 띠를 두른 시위대들이 떼거리로 떼를 써가며 난리 굿을 해 영일이 없는데 유독 몇몇 신문을 염두에 두고 절치 부심하는 것을 보면 전생에서 무슨 악연을 맺었거나 아니면 언론 피해망상에 젖어있는 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청와대가 각 기관을 동원해서 매일같이 신문기사를 등급별로 분류해서 보고하도록 한 지침은 “정부 시책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언론을 통해 살펴보기 위해서인 것”이라고 구실을 붙였지만 애초부터 미운 털 박힌 신문이야 곱게 보일 리가 없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지난 대선 때 곱게 보인 방송이나 인터넷 매체는 그나마 보고 대상에서 제외시킨다니 한심하다. 이제는 한술 더 떠서 신문 판매의 독과점을 억제하고 공정 경쟁을 위해 나라 돈으로 공동 배달제를 실시한다니, 성은이 망극할 따름이다.
전제군주나 사회주의적 발상이 아니라면 신문은 문화사업이기에 시장경제에서 제외된다는 뜻인가. 매출액이 꾸준히 높다는 것은 시쳇말로 단골손님이 많다는 얘기요, 단골이 하루 이틀에 생겨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이것을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혈세를 들여 인위적으로 바꾸려 한다니 말이 되는가.
터키 속담에 ‘길가며 짖는 개마다 돌을 던지면 제 때에 목적지에 못 간다’는 말이 있다. 정부 정책 중 우선 급한 것은 붉은 띠 풀어내고 서민들 한숨소리 그치게 하는 일이다. 나라 안팎의 문제가 급하기는 모두 수염에 붙은 불인데 이 정권이 얼마나 한가하기에 신문 펴들고서 꼬투리나 잡아내고 배달하는데 그 많은 인력과 경비를 소모한다는 말인가.
미국의 제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신문 없는 정부를 택하느니 차라리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한 전통이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를 꽃피웠다고 감히 단언한다. 노 대통령이 천려일실로 국민의 존경을 잃지 않기를 기원한다,
이홍재/리버티 은행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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