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도를 통해 집중력이란 무엇인가를 배우고 있습니다."
조성호(16·사진 왼쪽)·성철(15) 형제는 검도의 매력을 이제 막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형인 성호가 죽도를 손에 쥐게 된 계기는 차분하지 못한 자신의 성격을 검도를 통해 수양하라는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형이 검도를 배우자 동생 성철이도 자연스레 도장을 찾게됐다.
"물론 다른 스포츠도 집중력을 필요로 하지만 검도처럼 집중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운동도 없을걸요. 예전의 급하고 덜렁거렸던 저의 모습을 생각하면 그냥 웃음이 나온답니다."성호와 성철이는 검도를 배운 지 4년이 조금 넘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해 뉴저지 클로스터 성무관의 성진규 관장(검도 공인 7단)을 만나고 나서부터였다.
"무엇보다 예의범절을 중요시여기는 스승님의 가르침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기자를 만나자마자 90도로 인사하며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두 형제의 ‘인사성’이 기자의 마음에 와 닿았다.
성호와 성철이는 최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체전에 뉴저지 대표로 출전, 고등부 단체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동생이 같은 팀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왠지 편안하고 부담이 없어졌어요.""형이 뒤에서 응원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든든하고 그 누구도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매주 3시간씩 도장에서 땀을 흘리는 성호와 성철이는 서로 대련할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낀단다."아무리 형제라고 하지만 일단 도장에 들어서면 한치의 양보도 없어요. 죽도가 죽도로 보이지 않고 ‘날카로운 칼’로 보일 때 엄청난 집중력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죠. 바로 이것이 검도의 매력인 것 같아요."
일단 호면(머리를 가리는 호구)을 쓰면 조금의 양보도 없는 숙적이 되지만 호면을 벗으면 ‘형이 저보다 실력이 한 수 위 입니다’, ‘원래는 동생이 저보다 더 잘했어요’라며 서로를 칭찬해주는 것은 형제간의 깊은 우애 때문일까?
미래 꿈이 각각 회계사와 의사인 성호와 성철이는 미국에 온 지 2년만에 ESL 수업을 마치고 올 가을부터는 다른 급우들과 함께 정상 수업을 하게 된다.
"검도를 통해 배운 집중력이 공부에도 도움이 되더라구요."
인터뷰가 끝났다.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기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두 형제가 또다시 90도로 인사하며 ‘고맙습니다’라고 또렷하게 말한다.예의바른 두 청소년들의 모습이 7월의 오전 햇살처럼 따뜻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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