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는 11학년 딸아이에게 영어단어 몇 개를 주고 문장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들 단어 중에는 peace 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나는 딸아이가 만들어 준 문장을 보고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World peace is nearly impossible.”
세계 평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라는 문장이었다. 11학년 여자아이의 생각치고는 다소 엉뚱했다. 그리고 그 어느 때 보다 전쟁이라는 상황이 현실적이어서 그런지 더욱 의미가 다가왔다.
인간이 집단을 이루고 역사라는 기록을 갖기 시작한 이래 전쟁은 인간 역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는 차라리 전쟁의 역사이다. 그래서 전쟁이 평화보다 더 자연상태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한 반도에서 만도 유사이래 900번 이상의 전쟁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그런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인간은 끊임없이 전쟁을 수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전쟁이라는 파괴적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스라엘인의 샬롬이나 아랍인의 살람, 한국인의 안녕은 모두 평화에 대한 기대이며 바램이다. 우리는 동물의 세계를 통하여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평화로 위장되어 있는 정글, 그 속은 실제로는 동물 아니 곤충까지도 죽고 죽이는 거대한 전쟁터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동물들은 전쟁의 과정인 천적의 먹이사냥에 의한 수의 관리를 통하여 종적보전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먹이 사슬의 천적이 없다. 그러면 인간은 천적이 필요하지 않은가. 만약 인간도 천적이 필요하다면 인간의 천적은 무엇인가. 인간은 동물과 달리 또 다른 인간을 천적으로 삼는다. 서로 천적이 되는 것이다. 인간들의 천적과의 싸움 이것이 바로 전쟁이다.
어쩌면 동물세계의 전쟁이 동물 전체를 파괴를 목적으로 하지 않듯이 인간의 전쟁도 인간 전체의 파괴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지구상에서의 인간의 존재를 계속적으로 유지시키려는 나름대로의 노력인지 모른다.
백향민/음성언어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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