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졸업 시즌을 맞아 본보는 한인 수석 졸업생들의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다. 해마다 우수한 성적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한인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대견하고 마냥 흐뭇해진다.
그러나 어느 날 "수석 졸업생 보도를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본인의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내온 이가 있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수석 졸업생 상당수가 기사보도로 한 차례 유명세를 치르고 상급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주변의 엄청난 기대 때문에 오히려 심리적으로 큰 부담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수석 졸업생 중 괜히 우쭐대다 성적불량자가 되거나 방황 끝에 타락의 길로 빠져드는 경우도 상당수라는 것이었다.
사실 주변의 축복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모두가 꿈꾸는 아이비리그, 소위 명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들은 4년간 더욱 자기 개발에 힘써 훌륭한 사회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일부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한계에 부딪혀 1, 2학년도 마치지 못하고 중퇴 또는 무기한 휴학을 하는 학생도 있다. 입학할 때는 요란했는데 졸업했다는 소식이 없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인물들도 물론 있다.
고교 수석 졸업 보도 때문에 이러한 우수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큰 부담감에 시달린다는 것은 물론 일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사보도로 당사자들은 자신감을 갖게 됐고 더욱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것은 물론 이러한 기사를 본 후배들이 자극받는 사례도 많다.
고교 수석 졸업 한인학생들을 더욱 우수한 미래의 인재로 양성해 내지 못하고 중도에 실패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부모들이 자녀에게 거는 지나친 기대와 압력이 부작용을 일으켰거나 고교 졸업 후 4년간의 대학생활을 나태하게 보낸 탓일 것이다.
이제 정든 집을 떠나 대학 캠퍼스로 향할 준비를 하는 자녀를 둔 한인 가정이 많다. 부디 자녀에게 "공부나 열심히 하라"는 말보다는 "대학생활 동안 가능하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교우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의 한계에 도전해보고, 건강하고, 재미난 학창생활을 보내라"는 당부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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