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떡집들이 바쁘다. 떡집마다 추가인력을 동원해 밤잠 못 자고 송편을 빚지만 막상 추석날이 되면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이 생기곤 하는 것이 코리아타운의 연례 추석풍경이다.
통계를 낼수는 없겠지만 코리아타운에서 추석 하루 이틀 사이 빚어지고 소비되는 송편의 양은 엄청나다. 남가주의 경우 한인 인구는 대략 60만으로 추정되는데, 한국에서처럼 정식 명절을 쇠지는 못해도 송편만은 반드시 챙기는 것이 대부분 한인들의 추석 정서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쫄깃쫄깃하고 달콤한 송편 맛이 입가에 감돌아 그냥 넘기기가 영 허전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음식문화가 오랜 반복을 통해 뇌에 입력되면서 생긴 일종의 조건반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어떤 음식을 먹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가 되면 음식 중독이다. 음식에도 중독이 있다.
지난여름 온 가족이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K씨는 LA에 도착하자마자 패스트푸드 식당으로 직행했다. 한국에서 머문 2주 동안 K씨 가족은 연일 진수성찬을 대접받았다. 친척 친지들이 돌아가면서 초청을 해서 몸무게가 늘 정도였다. 그런데 그렇게 2주간 환대를 받으면서도 왠지 속이 더부룩했다.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데 패스트푸드 식당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저거다 싶었어요. 햄버거에 프렌치 프라이, 그리고 콜라를 한모금 들이키고 나니 속이 시원하더군요”
‘건강에 안 좋다’‘다이어트의 적이다’ 하면서도 점점 늘어나는 것이 패스트푸드 소비량. 한인들의 경우도 절반 이상은 일주일에 한번 이상 패스트푸드 식당을 찾는다.
남가주의 KSCI-TV 방송이 한인, 중국계, 베트남계 각 5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패스트푸드 식당 이용실태 조사를 보면 한인들의 57%가 매주 적어도 한번은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한다. 햄버거나 피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자꾸 먹게 되는 것이 일반적 현상. 고기와 치즈에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표적 중독성 식품은 설탕과 전분이 든 음식. 케익, 쿠키, 아이스크림 등을 한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게 되는 것이 그런 이유 때문이다. 단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술이나 담배, 헤로인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뇌에서 반응하는 똑같은 부위를 자극, 천연 아편을 분비하게 만든다. 그 결과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서 점점 더 먹고 싶어지며, 얼마 동안 안 먹으면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송편도 설탕과 전분으로 만든 음식이기는 마찬가지. 먹으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단, 한번 집어먹기 시작하면 자꾸 손이 간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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