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달러에 매각 이전하기도
소유주 정.재계 인사등 다양
한국 IMF 이후 뉴욕 맨하탄의 고가 호화 콘도 등을 팔고 산 한국인은 정·재계 인사는 물론 학계와 예술계 인사, 유학생, 기업체 해외 파견 직원 등 신분이 다양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단기간 여러건의 부동산을 거래한 한국인들도 상당수에 달해 이들의 불법외환 반출 및 투기·탈세 여부에 대한 한국 관계 당국의 조사가 요망된다.
한국인들의 맨하탄 부동산 거래는 다양한 탈법과 편법이 동원된 것으로 본보 조사결과 드러나고 있다. 뉴욕 등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 친지, 변호사 등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명의신탁 혹은 공동소유 형태로 이뤄졌거나 뉴욕에 현지법인을 설립, 회사명의로 호화 콘도를 구입한 뒤 형식적인 절차인 10달러에 매각해 개인명의로 소유주를 이전시키는 수법도 사용됐다.
특히 여러개 부동산을 팔고 산 특정인 경우 한국, 미국, 홍콩 등 각각 다른 주소를 제공해 9.11 테러 이후 국제 돈세탁 범죄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미 사법 당국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여지도 안고 있다.
1997년 5월30일 뉴욕 현지법인 C사에게 116만5,000달러에 팔린 맨하탄 콜럼버스 애비뉴 소재 콘도는 같은 해 9월26일 C사 사장 A씨가 자신과 부인 Y씨에게 10달러에 매각, 회사 자산을 개인 자산으로 이전시켰다.
각각 한국 중소기업 대표와 간부들로 확인된 A씨 부부는 올해 5월19일 주한미대사관에서 공증을 얻어 미국에 있는 또 다른 A씨에게 대리위임장을 발급했으며 미국의 A씨는 지난 6월 미국은행으로부터 맨하탄 부동산을 담보로 한국의 A씨 부부명으로 100만달러 모기지를 얻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뉴욕주 주무부 기업기록국 자료에 따르면 A씨가 사장으로 돼있던 C사는 맨하탄 변호사 사무실을 주소로 1997년 4월18일 뉴욕주 정부에 등록된 현지법인이지만 9일 현재 영업정지(Inactive) 상태다.
1992년 6월17일∼2000년 6월17일 뉴욕 맨하탄에 6개 콘도를 매매한 Y씨 부부는 한국 서초동 주소, 뉴욕 대리인 주소, 홍콩 주소 등을 거주처로 제공, 13만달러에서 261만달러에 달하는 콘도 거래를 성사시켰으며 맨하탄 콘도 5개(싯가 350만달러 상당)를 동시에 소유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같은 내용은 본보가 뉴욕시 기록보존국, 건물국, 세무국, 뉴욕주 주무국 등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한국 IMF 발생 이후인 1998년 1월1일부터 2003년 10월31일까지 순수 한국 이름으로 거래된 942개 맨하탄 부동산 가운데 정밀 검토한 315개 부동산 거래 내역에서 드러났다.
본보가 정밀 검토한 부동산 거래 내역 중에는 현재 동기간 한국인이 구매한 것으로 확인된 부동산은 53개로 드러났으며 그중에는 한국 S그룹의 전 대표이사 부부가 1993년 45만달러에 산 뒤 1999년 9월 75만5,000달러에 매각한 콘도, L 그룹 계열사 상무 가족 명의로 2001년 8월 76만6,250달러에 매입한 콘도를 비롯 대기업 일가 및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다.
또한 중소기업 관계자들과 맨하탄 상용건물을 부부 명의로 구입한 뒤 약 100만달러의 이익을 남기고 되판 지상사 관계자도 있다.
이외에 전직 국회의원 아들 부부가 1997년 7월 맨하탄 80가 콘도를 65만달러에 매입한 뒤 올해 7월28일 미국인 부부에게 135만달러에 매각했으며 유명 조각가 K씨가 아들과 공동명의로 지난해 12월 매입한 44만6,000여달러 콘도와 E 대학 교수가 뉴욕 체류 당시 매입했다가 지난 1998년 4월 매각한 콘도에 대한 사례도 있다.
<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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