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어 ‘만남의 광장’이 역시 단골 ‘접선장소’

현대차도 한나라당 대선자금을 LG그룹과 같은방법으로 100억원이 담긴 박스를 승용차에 나눠 실어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서정우 변호사(구속)에게 넘겨주는 `차떼기’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 변호사는 LG그룹에 앞서 지난해 11월 중순 현대차로부터 스타렉스 승용차를 이용한 차떼기 수법으로 이틀에 걸쳐 두차례 100억원을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나 LG그룹의 대담한 `트럭 차떼기’를 하기 전에 `예습’을 한 셈이 됐다.

서 변호사는 대선을 한달여 앞둔 작년 11월 중순 고교 10년 후배인 최모 현대차부사장에게 대선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최 부사장은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으며 내부 협의를 거쳐 현대 캐피털 이모 사장이 자금 마련을 주도했다.

이 사장 등 현대측은 검찰 조사에서 100억원의 출처에 대해 현대 캐피털 건물지하 4층 창고에 보관중이던 고 정주영 회장의 돈 100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전혀 납득할 수 없다’며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현대 100억원의 정확한 출처 및 현대 캐피털 사옥 지하 4층 창고에 보관중이던 돈의 성격과 지하 창고에 보관한 정확한 자금 규모를 규명할 방침이다.

현대측은 100억원을 2억원짜리 사과박스 20개와 1억원짜리 박스 60개에 각각 나눠 담았다.

현대 캐피털 직원은 첫날 먼저 2억원짜리 사과박스 10개와 1억원짜리 박스 30개를 스타렉스 승용차에 실은 후 청계산 주차장까지 몰고가 그곳에 대기중이던 최 부사장에게 넘겼다.

최 부사장은 스타렉스를 몰고 LG그룹의 경우와 같이 저녁 7시께 경부고속도로만남의 광장에서 `차떼기’ 수법으로 서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두 차례로 나눠 돈을 전달한 이유에 대해서 현대차 관계자들은 스타렉스 승용차에는 한 번에 80개의 박스가 들어가지 않고 더 큰차를 이용할 경우 눈에 띄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검찰에 털어놨다.

그러나 현대차 `현금 차떼기’로 요령이 생긴 듯 LG그룹에서 150억원을 받을 때에는 좀더 대담해진다.

현대차의 경우 돈 박스를 눈에 잘 띄지 않는 승용차에 나눠실어 전달했지만 LG그룹은 아예 `트럭떼기’로 옮겼다.

현대차는 돈이 담긴 스타렉스 승용차를 현대 캐피탈 사옥에서 일단 청계산 주차장이라는 중간 루트를 이용하는 신중함을 보였으나 LG그룹은 LG상사 안양물류센터에서 바로 만남의 광장으로 직행했다.

검찰은 현대차의 경우에도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먼저 요청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아직 이를 뒷받침할 만한 단서를 포착하지는 못해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