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경선 토론 중계 SBS도 거부하자 분개
방송사 방문 제발 읍소…KBS·MBC 중계

할복 자살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발 한번만 봐주십시오.
한나라당 대표 경선후보 합동 토론에 대한 방송사 생중계가 19일 우여곡절끝에 가까스로 성사됐다. 한나라당이 이날 KBS MBC SBS 등 방송사를 찾아가 중계를 읍소 조로 요구한 끝에 KBS와 MBC측이 이날 밤 각각 ‘21일 밤 11시 생중계’와 ‘22일 오후 2시 당사 토론회 생중계’ 쪽으로 입장을 정했기 때문.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당초 중계를 승낙했던 SBS가 우리만 중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급작스레 취소 방침을 통보하고 KBS와 MBC가 잇따라 방송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자 참았던 분노를 일시에 터뜨렸다. 여기저기서 방송 권력의 횡포 노무현 정권과 코드를 맞춘 한나라당 죽이기 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방송사에 대한 취재 협조 거부 및 야외 토론회 개최 검토 등 대책도 내놓았다. 이상득 사무총장은 방송사 차원의 결정인지 제3의 정치적 협력자가 입김을 넣은 것인지 의심된다라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박근혜 홍사덕 김문수 권오을 박진 의원 등 경선 주자 5명도 이날 오전 토론 중계 촉구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성명을 내고 불과 두 달 전 열린당의 의장 경선과정을 상세히 보도한 방송사들이 여야 형평성을 구실삼는 것은 궤변이라며 공격했다.

그러나 이들인 목소리를 높인 것은 어디까지나 당 안에서였다. 이들은 이 총장, 전여옥 대변인과 함께 KBS MBC를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는 불만 표출을 자제한 채 간곡한 태도로 토론 중계를 요청했다. KBS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차떼기당은 방송탄압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항의하는 노조원들로부터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할복이라도 하겠다면서 아직도 미련을 갖고 있으니 제발 부탁한다며 TV 카메라 앞에 큰절을 하는 등 절박감을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밤 비상시국 대책회의를 갖고, 한강 둔치나 서울역 등에서 일반 시민을 모아 놓고 시국강연회를 열거나 인터넷 방송을 통해 중계하는 등의 자구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