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품은 돈벌이” 라고 당당히 밝히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선미씨가 출판 가능성을 타진중인 자신의 동화책을 보여주고 있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이선미씨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이선미(32)씨는 “내 작품은 돈벌이”라고 당당히 밝힌다. 서울예고 때까지 쭉 순수미술을 해오다 93년 유학 와 상업미술로 전향한 이유도 ‘돈 벌고 싶어서’다.
유학생활 10년간 이씨는 패사디나의 DNFA 등 갤러리에서 8차례 전시회를 열어 개당 500∼3,000달러에 삽화를 팔았다. 컴퓨터, 트레드밀 등 살림을 장만할 때나 목돈이 필요할 때면 백인 할머니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를 그려 라구나비치에서 노상 갤러리를 연다.
포트폴리오를 실은 웹사이트(www.sunmilee.com)도 괜찮은 장사도구. 그녀의 스타일이 맘에 든 바이어가 오퍼를 넣고, 가격이 맞으면 거래가 성사되는 상거래 공간이다.
작품 팔고 학생들 가르친 돈으로 생활비와 학비를 충당해온 그녀에게 상업미술이란 “나 좋은 대로 그려서 ‘살테면 사라’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표현해 상품화하는 것”이다.
일부 순수미술가들이 상업미술에 대해 제기하는 예술이냐, 장사냐 논란에 대해 이씨는 “변기에도 추상개념을 갖다 붙이면 작품이 되는 세상에서 오히려 일러스트레이션은 탄탄한 기본기와 테크닉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한다.
이씨는 ‘열쇠 3개와 학위’가 배우자의 조건이 된 한국의 결혼세태를 풍자한 작품으로 권위 있는 SILA(Society of Illustrators of Los Angeles)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러스트레이션의 범위는 넓지만 이씨가 하고 싶은 건 동화작가. “할리웃 영화계에서 아시안 문화가 뜨고 있지만 한국 소재는 없어 속상했다”는 그는 한인 유학생을 모델로 한 10장의 삽화가 담긴 동화책을 만들어 미국 출판사 세 곳에 보낸 상태다. ‘미국에 온 첫 날’(The First Day I Came to America)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미국에 처음 온 한인이 할리웃에 갔을 때 배우처럼 늘씬할 줄만 알았던 미국인들이 뚱뚱한 걸보고 놀랐던 일, 드라이브 스루에서 느낀 문화충격 등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것이다.
“훗날 내 아이를 서양 동화만 읽히며 키우고 싶지 않다”는 그는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키운 상상력으로 고궁, 풍경 등 한국 문화를 그려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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