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콤플렉스에 있는 ‘레드 캣’ 갤러리에서 미주에서의 첫 전시회를 갖는 한국의 유명 설치 미술가 김소라(왼쪽)·김홍석씨가 작품세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설치미술가 김소라·김홍석씨, 디즈니홀‘레드캣’서 한인 첫 전시회
미 무용수들의 ‘봉산탈춤’ 담은 비디오
대화 소재 ‘정체성’통해 문화차이 조명
미 주류사회 유명 갤러리 중의 하나로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콤플렉스 내에 있는 ‘레드캣’(REDCAT, Roy and Edna Disney Calarts Theater, 631 W. 2nd St.) 갤러리에서 한인으로서는 처음 전시회를 갖는 ‘듀엣’ 설치 미술가 김소라, 김홍석씨.
한국을 대표해 각종 국제 미술전에 참가해온 작가들은 지난 10월24일부터 LA에 머물면서 ‘봉산탈춤’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퍼포먼스, 비디오, 조각, 문자, 피켓 등을 이용해 독특한 예술 세계를 미 화단에 선보일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주로 ‘파트너십’으로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들은 이번에는 따로 작품을 전시한다. 김소라씨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된 ‘봉산탈춤‘을 미국인 5명이 퍼포먼스를 펼치는 10~15분짜리 비디오를 만들고 있다.
작가는 한국의 전통, 가치관, 문화, 역사가 담긴 ‘봉산탈춤’이 미국 무용수들을 통해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적인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이 비디오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한국의 전통 문화와 미국인들 사이의 엄청난 차이와 가치관을 퍼포먼스 과정 자체를 통해서 알아보려고 할뿐”이라고 말한다.
김홍석씨는 비디오, 조각, 피켓, 문자 등을 통해서 ‘정체성’에 대해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는 역사적인 허구와 상징성을 담은 조형물, 여러 나라 언어로 색다른 시각에서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그가 만들고 있는 ‘대화’(26분짜리)라는 비디오의 경우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나와서 한국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말이 한국어인지 인도네시아어인지 헷갈리고 영어로는 엉뚱하게 자선 사업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또 LA에서 한국어로 써놓으면 미국인들이 읽을 수 없는 생소한 언어인 것과 마찬가지로 덴마크, 네덜란드, 태국, 중국어도 미국인들에게는 ‘먼 나라’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작가는 5개 국어로 된 피켓들을 만들었다.
‘G5’라는 그의 작품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영국의 국가를 한국말로 번역해 부르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 작품이다. 그는 “유학 등으로 외국생활을 하면서 언어에 대해 혼란을 많이 느꼈다. 말이 통한다고 해도 단지 정보전달에 그칠 뿐이었다”며 진정한 의사소통의 문제를 제기했다.
작가는 또 “미국에는 한인을 비롯해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생활하는 만큼 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표현해 보았다”며 “약간 난해하기도 하지만 역사에 관해 나름대로 해석한 작품들도 곁들였다”고 말했다. LA를 처음 방문한 김소라·홍석씨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기발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LA라는 낯선 땅을 처음 밟고 느낀 점을 표현한 이들의 작품들이 어떤 형태로 표출될지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 전시회는 11월18일부터 내년 1월16일까지 ‘레드캣’ 갤러리에서 개최되며, 개막 리셉션이 열리는 17일 오후 6시에는 김소라씨가 비디오에 담은 ‘봉산탈춤‘의 퍼포먼스가 라이브로 공연될 예정이다. (213)237-2813 www. redcatweb.org
<문태기 기자>
■김소라·김홍석씨는
각종 국제 미술전에 참가해온 설치미술가 김소라, 김홍석씨는 한국 미술계에서는 ‘인기 혼성 듀엣’이다. 서울대 미대 조소과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세계 미술의 흐름 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전형적인 설치 작가들이다.
이들은 ‘제50회 베니스 비엔날레’(2003년)에 ‘C.H,I.S 만성 역사해석 증후군’을 공동으로 출품했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들이다.
미주지역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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