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가 널리 보급되면서 디지털 사진을 프린트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우선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최근 몇달동안 무려 30%나 가격이 하락한 포토 프린터를 사서 집에서 하는 방법이 있다. 200달러 정도면 전문점에서 1시간쯤 걸려 만들어갖고 오는 것과 꼭같은 품질의 사진을 14초에 한장씩 인쇄해주는 ‘휼렛-패커드 8250’ 같은 프린터를 장만할 수 있다. ‘캐논 iP6600D’도 46초면 흰 테두리가 없는 4x6 사진을 프린트해 줄 뿐만 아니라 양면 인쇄도 가능하다.
월그린 직원이 디지털 사진의 프린트를 주문하는 손님을 돕고 있다.
2년전 비해 인쇄하는 비율 더 늘어
값싼 프린터 구입 집에서도 맘대로
대량 인쇄할때는 소매점이 더 저렴
문제는 프린터 기계를 산 다음이다. 프린터 제조사의 계산에 따르면 프린트하는데 사진 한장당 최소한 28센트가 든다지만 ‘컨수머 리포츠’ 제품 평가자들의 검사 결과를 신뢰한다면 장당 50센트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샘스 클럽’ 같은 소매점의 포토랩에서 4x6 사진을 인쇄하는데 드는 비용은 장당 13센트까지 내려간다. 온라인 우편 주문 서비스 ‘스냅피시 닷 컴’을 이용할 경우, 대금을 선불하면 장당 10센트에도 할 수 있다. 그 정도 가격이라면 굳이 집에서 프린트를 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소비자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지난 7월까지의 12개월동안 자가 인쇄는 전체 디지털 사진 프린트 77억장중 48%를 차지했을 뿐이다. 이는 그 이전 12개월의 64%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라고 이 통계를 낸 소매및 카메라 제조회사 업계단체 국제 사진 마케팅 협회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사진 프린트 자체가 전반적으로 워낙 크게 증가(전년 대비 68% 증가) 했기 때문에 가정용 프린터에서 인쇄돼 나오는 사진의 숫자는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소매업체 포토 랩의 장래도 밝기만 하다.
프린터 제조업체들이 제아무리 소비자들에게 집에서 프린트하는 것이 빠르고 편리하고 재미도 있다고 우겨봤자 소비자들은 그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 훤히 알고 있다. ‘휼렛-패커드’나 ‘캐논’ 같은 회사들의 비지니스 모델은 ‘면도날’이라 불린다. 20세기 초에 마케팅에 혁신을 일으킨 킹 C. 질렛이 사용한 방법으로 면도기는 싼 값에 팔아 놓고 계속 바꿔 써야 하는 면도날에서 두둑하게 이윤을 남겨 돈을 번 것이다.
마찬가지로 프린터도 기계에서는 이윤이 별로 남지 않지만 잉크는 그렇지 않다. 온스당 65달러인 잉크값은 거의 고급 향수와 맞먹는다. 잉크 뿐이 아니다. 어떤 포토 프린터는 ‘밸류 팩’이라는 이름으로 카트리지와 종이를 반드시 함께 사게 만든다. 종이를 채 반도 쓰지 않았는데 잉크나 프린터 리본이 떨어질 수도 있으므로 몇번 그렇게 하다보면 애꿎은 종이만 쌓이게 된다.
디지털 카메라가 대두하면서부터 사진업계는 소비자들이 사진을 충분히 프린트하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그것은 기우로 드러났다. 사진마케팅협회에 따르면 사진을 인쇄하는 비율은 2003년에 31%이던 것이 올해는 35%로 늘어났다. 증가율은 미미하지만 어쨌든 방향은 긍정적이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사진에 관한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었음을 말해준다. 소비자들은 사진을 인쇄도 하지만 테크놀로지의 뒷받침으로 인쇄를 하지 않고도 더 자주 나눠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의 LCD 화면은 바로 그렇게 하도록 2.5 내지 3인치까지 커졌다.
소비자들은 또 사진을 Snapfish. com, Shutterfly.com, ‘이스트만 코닥’ 소유인EasyShare.com 같은 사이트에 올려 무료 보관해 놓고 다른 사람들과 나눠 본다. 요즘은 사진을 꼭 종이에 프린트해서 보내주지 않아도 된다. URL만 알려주면 된다. 이 서비스가 하도 인기이다보니 ‘휼렛 패커드’가 ‘스냅피시’를 사들이고 ‘코닥’도 ‘오포토 닷 캄’을 매입해버렸다. ‘월마트’와 ‘코스트코’도 사진을 저장하고 프린트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냅피시’는 저장된 사진의 프린트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가까운 ‘월그린’에서 픽업하게 한다.
온라인 보관 서비스는 무료고 현재는 무제한 저장할 수 있다. 사이트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올려 놓은 사진을 이용해 앨범, 캘린더나 머그 같은 것도 만들수 있다.
‘스냅피시’의 벤 넬슨 전무에 의하면 고객 상대 조사 결과 46%는 집에서, 45%는 소매업체에서 사진을 프린트하지만 소비자들은 사진의 종류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당장 프린트를 해야하면 집에서 하지만 30~40장을 프린트해야 할 경우에는 소매업체를 찾는 것이다. 만일 연하장 같은 것을 대량으로 찍거나 사진으로 앨범을 만들 경우에는 우편주문 업체를 이용한다.
따라서 가정용 포토 프린터가 언제나 비경제적인 것은 아니다. 8x10 크기의 사진을 집에서 인쇄하는데 드는 비용은 ‘월그린’에서 지불하는 장당 3달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니 포토 프린터를 장만하고 싶으면 먼저 얼마나 자주 그런 프린트를 할 것인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 프린트되는 사진의 85%는 4x6 인치 크기다.
크리스마스 카드나 리틀 리그 팀 사진 처럼 대량으로 인쇄해야 할 경우에는 소매업체에 맡기는 편이 훨씬 낫다. 집에서 그렇게 많이 인쇄하는 것은 비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불편하다. 또 집에서 프린트한 사진은 오래 간다. 독립적인 연구들에 따르면 정품 잉크과 프린터 회사가 권하는 사진용 종이를 사용했을 경우 최소한 80~100년은 색이 바래거나 누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홈 오피스의 프린터를 가끔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기종으로 장만하면 좋을 것이다. 요즘은 색깔별로 별도의 잉크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프린터가 많으므로 검정색이 떨어졌다고 잉크통 전체를 바꿔야할 일은 별로 없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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