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셋’‘토마스빌’‘레인’‘브로이힐’‘애쉴리’ 같은 미국내 유명 가구 제조사들이 스스로 소매 판매까지 나서고 있다. 훨씬 앞서 그렇게 했던 ‘이선 앨런’과 ‘레이지보이’의 선례대로 제조사가 앞장서서 전국적으로 단일 브랜드 매장을 열고 있는데 보통은 상점 주인들에게 자사 제품만 판매하도록 허가하는 형식이다.
바셋·레인·애쉴리 등
자체매장 갖추는 추세
디자이너 직접 구매조언
전문화된 서비스 장점
배달까지 직접 챙기기도
이와같은 소매 판매방식은 중간상인을 없앨 뿐만 아니라 어마어마하게 넓은 쇼룸에서 경쟁사 제품의 존재를 제거함으로써 샤핑객들이 자사 제품들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또 불만의 여지가 많은 배달 서비스 역시 제조사가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선 앨런’이 1960년대 초부터 선구자적으로 시작한 이러한 영업방식은 아시아에서 들여 온 무명의 수입 가구들이 미제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데 가격은 훨씬 저렴해지면서 새로이 미국내 가구 제조사들사이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2004년에 제조사 단독 매장에서 판매된 가구는 전체 가구 매출의 8.4%를 차지, 2002년의 6.8%보다 증가했다고 맨, 아미스테드 & 에퍼슨 투자은행사의 가구업계 분석가 제리 에퍼슨은 말한다.
3년간 ‘바셋’ 브랜드 가구만을 사들여 집을 장식한 잰 블라이드.
‘바셋’은 1997년부터 소매점을 열기 시작해 2000년에는 57개로 늘어났다. 2005년에만 17개가 추가돼 현재 매장 수는 128개고 매출의 73%를 차지한다. ‘애쉴리 퍼니처 인더스트리즈’도 1997년부터 ‘애쉴리 홈’ 매장을 열기 시작, 현재 전국적으로 210개를 갖고 있는데 그중 50개가 작년에 생긴 것이다. “독립 소매상이 일을 아주 잘하기는 매우 힘듭니다. 매장을 전문적으로 꾸미는 법, 제품을 선택하는 법, 광고를 하고 좋은 컴퓨터 시스템을 들여 놓는 것등에 대해 잘 모르니까요”라고 애쉴리사 회장 론 워넥은 말한다.
그러나 자사 브랜드를 직접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조사 역시 소매업이 생소하기는 마찬가지다. 1994년에 업계 잡지 ‘퍼니처 투데이’가 선정한 미국내 10대 가구점중 단일 브랜드만을 파는 곳은 ‘아이키아’ 하나 뿐이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10대 가구점중 5개가 단일 브랜드 소매점으로 ‘이선 앨런’‘아이키아’‘레이지보이’‘애쉴리’‘아메리컨 시그너처’등이 들어 있었다.
소매 일을 배우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에퍼슨은 말하지만 제조사들의 태도는 단호하다. ‘퍼니처 투데이’ 편집장 레이 알레그레자는 “일부 대형 제조사들은 스스로 모든 일을 다 하려다가 그동안 함께 해온 소매업자 기반을 소외시킬 위험까지 무릅쓴다”고 말한다. 몇몇 독립 소매상들은 이미 ‘바셋’사에 반기를 들었다. “ 자기들과 경쟁하려는 것을 알고 ‘바셋’ 브랜드 취급을 중지해 버렸다”고 말하는 로버트 스필만 주니어 사장은 ‘바셋’은 ‘크레이트 & 배럴’ ‘리스토레이션 하드웨어’ ‘파터리 반’ ‘웨스트 엘름’ 같은 업체의 등장으로 세련화한 가구 판매업계에서 경쟁하기 위해 직영 매장을 열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어려운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잭 매클러가 ‘스토어하우스 퍼니처’에서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미리 그 모양을 보고 주문한 의자들.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 28년간 ‘클로스 퍼니처’라는 가구점을 운영하며 40개 브랜드를 취급해온 스티브 클로스는 ‘클로스 퍼니처’를 폐업하고 2004년 4월 단독 브랜드 매장을 차려 현재 ‘퍼니처 브랜즈 인터내셔널’ 소유인 ‘브로이힐’ 매장 4개, ‘레인’ 매장 4개와 ‘토마스빌’ 매장 3개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단독 브랜드 매장은 연 것은 대기업을 배경으로 아시아에서 수입가구를 싸게 들여올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여성들인 가구 구매자들이 익숙한 브랜드를 가장 편안하게 여기는데다, 한 가지 브랜드만 취급하면 판매직원들을 훈련시키기도 훨씬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로스를 비롯한 많은 단독 브랜드 상점들은 구입을 망설이는 고객을 도와주는 디자이너들을 고용하고 있다. 디자인 자문들이 개입하면 고객들이 더 만족스러워하며 가구도 더 많이 구입하게 된다고 클로스는 말한다.
클로스는 최근 일리노이주 스완시의 레이 히어포드의 집으로 디자이너를 보내 어떻게 실내를 꾸미면 좋을지 돕게 한 결과 가죽 의자와 발걸이, 컴퓨터 장, 엔터테인먼트 센터, 소파, 장의자, 의자와 테이블등 2만달러어치를 판매했다. 모두 그의 ‘토마스빌’ 스토어중 한 군데서 판 것이다.
디자이너를 직원으로 두고 있는 단독 브랜드 매장들은 전통적인 가구점에서 했던 스타일의 서비스를 수수료를 따로 청구하지 않고 제공할 수 있다. 노스 캐럴라이나주 샬롯에서 회계사무실을 운영하는 잰 블라이드(49)는 ‘바셋’ 매장 소속 디자이너 티나 로빈슨의 도움을 받아 3년에 걸쳐 ‘바셋 퍼니처 디렉트’ 한 곳에서만 산 새 소파, 의자, 식탁등으로 자신이 꿈꿔오던 따뜻한 오두막집 같은 분위기로 집을 꾸몄다. “그 전에는 여기 저기서 이것 저것 사들이느라 시간과 돈을 많이 낭비했었죠”
한편 이제 고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의자에 다른 천을 씌우면 어떨지를 상상이 아니라 컴퓨터 스크린에서 먼저 확인한 다음에 주문할 수 있게 됐다. 매릴랜드주 게이터스버그의 ‘스토어하우스 퍼니처’에서 팔걸이 의자를 구입한 잭 매클러도 무늬있는 포도주색 셔닐 천으로 씌운 모양을 스크린으로 확인한 다음에야 돈을 지불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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