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투키 윌리엄스의 사형집행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12일 밤 웨스트우드 연방건물 앞에서 항의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늘 새벽 처형 ‘투키’윌리엄스
갱단조직 4명 살해 사형선고
민권단체등 구명노력 무위로
13일 결국 사형이 집행된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는 고교시절이던 지난 1971년 친구와 폭력단을 조직했고 이후 갱단으로 활동해왔다. 1979년 2건의 강도 행각중 모텔에서 일하던 아시아계 일가족 3명과 편의점 직원인 백인 1명을 각각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유죄가 인정됐다.
윌리엄스는 1981년 샌프란시스코의 샌퀸틴 교도소에 수감됐지만 그의 변호인들은 LA검찰이 흑인 배심원들을 모두 배제해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고 그가 유죄를 자백했다는 증언은 조작된 것이라며 항소를 거듭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윌리엄스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최종 판시했고 이에 따라 사형 집행일이 12월13일로 확정됐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스는 24년간 교도소에서 수형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철없던 행동을 뉘우치고 반폭력 운동가로 변신했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폭력조직을 멀리할 것을 촉구하는 책과 아동들을 위한 동화책 등을 저술했고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는 등 5회 연속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그의 이야기는 제이미 폭스 주연의 TV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형제 반대론자들이 줄기차게 윌리엄스의 구명운동을 펼친 가운데 그의 사형집행일이 확정되자 각계에서 “그를 살아남게 해 보다 많은 이들을 폭력으로부터 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감형운동이 불길처럼 일어났다.
데스먼드 투투 대주교 등 노벨 평화상 수상자와 민권운동가 재시 잭슨 목사, 영화배우 팀 로빈스와 수전 서랜든 부부 등 각계 저명 인사들은 그의 24년간 수형생활중 활동상을 감안, 사형을 면하게 해달라는 청원서를 슈워제네거 주지사 앞으로 보냈다.
윌리엄스 자신도 슈워제네거 주지사 앞으로 개별적인 청원서를 보냈으며 지금까지 주지사 사무실에는 약 5만명의 청원서가 배달됐다.
특히 일부 단체들은 이 문제를 인종차별로 몰아가면서 슈워제네거 주지사를 압박했지만 그 반작용으로 사형이 꼭 집행되어야 한다는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사우스센트럴 표정
한인업주들, 흑인주민들 동향에 촉각
투키 윌리엄스에 대한 사형집행 중단 요청이 12일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에 의해 거부되자 사우스센트럴 등 흑인밀집 지역에서 영업중인 한인 업주들은 이날 오후 내내 주민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또 일부 한인업소들은 직원들을 평소보다 일찍 퇴근시키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가주한미식품상협회 박종태 회장은 “주지사의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만약의 사태에 대비, 깊은 관심을 갖고 주목해 왔다”면서 “다행히 우려할 만한 상황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오늘 계속 회원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상황이 변할 경우 즉각 업소에서 철수하도록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한인업체들은 TV 등을 지켜보며 흑인사회의 반응을 점검했으며 나라은행의 경우 이날 평소보다 30여분 빨리 직원들을 퇴근시켰다.
LA경찰국(LAPD)도 주지사의 거부 결정 이후, 주민들이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를 유지하자 경찰국 차원의 비상경계령(tactical alert)이나 대기명령은 발동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봤다.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 즉각 현장투입이 가능하도록 정복 경관은 물론 모든 수사관(detectives)들에게 경찰복 착용을 지시했다.
LA 시의회 역시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일부 LA 시의원들이 실망감을 표시한 것 외에는 이번 결정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사형제를 반대해 온 빌 로젠달 11지구 시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유무죄 여부를 떠나, 그 어떤 누구를 사형시키는 것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되는 옵션”이라며 “사형제도는 공명정대하고 도덕적인 사회의 가치를 손상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LA 경찰국장을 지낸 버나드 팍스 시의원은 사형제 찬반논란을 의식한 듯 주지사의 결정에 대한 직접적인 논평은 회피한 채 흑인사회의 불만을 달래려는데 주력했다.
<김경원·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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