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선령 노후선박..구조변경 승선 늘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승객과 승무원 1천500여명을 태우고 사우디 아라비아를 떠나 이집트로 가던 대형 여객선 1척(1만1천800t급)이 홍해에서 침몰해 1천명 이상이 사망 또는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집트 관영 메나(MENA) 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고가 난 ‘알-살람 보카치오 98호’는 건조된지 35년된 노후선박으로 이날 밤까지 탑승자 중 314명만 구조되고, 185구의 사체가 회수돼 이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해상재난의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집트 해운항만청은 2일 오후 7시께 사우디의 두바항을 출발한 뒤 실종된 여객선 `알-살람 보카치오 98’호가 이집트의 홍해연안 도시 후르가다에서 약 95㎞ 떨어진 홍해 상에서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해역은 수심이 최고 1천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살람 보카치오 98호는 당초 3일 오전 3시께 두바항으로부터 해상 직선 거리로 약 200㎞ 떨어진 이집트의 사파가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파가항은 카이로에서 동남쪽으로 600㎞ 가량 떨어진 항구도시다.
사고 여객선은 2일 저녁 두바항을 출발한 뒤 레이더상에서 갑자기 사라져 이집트와 사우디 해안경비대가 밤샘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이집트 당국은 사고 선박에 대한 레이더 추적 자료를 근거로 3일 새벽 0시에서 2시 사이에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헬기와 프리깃함 4척을 급파해 사고해역 부근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우기 이날 해가 지면서 구조ㆍ수색 작업이 사실상 중단돼 최종 사망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현지 언론은 이집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사고 여객선에는 사우디에서 일해온 이집트인 근로자 1천200여명을 포함한 승객 1천310명과 승무원 104명 등 1천500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집트인 외의 승객은 사우디인이 99명으로 가장 많고, 수단인 2명, 시리아인 3명, 캐나다인이 1명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또 사고 선박에는 자동차가 220여대 실려 있었다.
침몰 원인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테러공격에 의한 침몰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사고선박이 두바항을 출발할 때 사우디 서부 사막지역에서 모래바람이 심하게 불고, 홍해의 파도가 높았다면서 기상악화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한 대변인은 그러나 여객선에 구명보트가 충분하지 않았고 안전기준을 충족했는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해군과 바레인에 주둔한 미 5함대는 이집트 당국의 구조ㆍ수색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각각 전함과 해상정찰기를 사고해역으로 보냈다.
이집트 정부는 영국과 미국 해군의 지원 제의를 거절했다가 다시 수락했다.
길이 118m, 폭 24m인 사고선박은 파나마 선적으로 1971년 이탈리아에서 건조됐고, 지난해 6월 국제기준에 따라 실시된 구조검사를 통과했다고 선주회사 측은 밝혔다.
AFP통신은 현 정원이 2천500명으로 알려진 사고 여객선은 탑승가능 인원을 최고 3배까지 늘리기 위해 구조변경이 이뤄진 선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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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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