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관 코러스 하우스가 진돗개, 풍산개와 함께 한국의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돼 있는 삽살개에 대한 특강을 마련, 미국사회에 한국인의 개에 대한 사랑을 전했다.
멸종위기에 놓인 삽살개 보존을 위해 사재를 털어 연구에 헌신, ‘삽살개 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진 경북대 하지홍 교수는 7일 저녁 코러스하우스에서 ‘삽살개와 국가이미지’라는 강연행사를 통해 “한국인하면 개를 학대하는 민족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한민족이야말로 예로부터 개를 사랑해온 민족”이라면서 “조선시대 옥새 손잡이를 삽살개 모양으로 만들 정도였다”고 역설했다.
하 교수는 고구려시대 벽화, 조선시대 그림, 문헌 등에 나타난 삽살개를 통해 한민족의 개에 대한 사랑을 표하면서 한국의 애견문화를 소개했다.
그는 “옛날부터 ‘귀신 쫓는 개’로 알려진 삽살개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치르면서 도살, 멸종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며 “일제는 삽살개 가죽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군인용 방한복을 만들기 위해 삽살개를 마구잡이로 잡아 죽였다”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조선총독부 임업연구소의 고로쿠 다카기 박사가 쓴 연구 논문을 공개하며 “일본은 삽살개를 비롯한 한국의 토종견1백50만-200만 마리를 조직적으로 도살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에게 ‘개를 학대하는 한국인’이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 하 교수는 한국에서 삽살개 세 마리(삼순이, 삼식이, 오순이)를 직접 데려와 소개하기도 했다.
아메리칸 수의대학협회의 로버트 카 박사는 “개를 먹는다고만 생각했던 한국사람들이 개를 그렇게까지 사랑했는지 몰랐었다”며 “강연을 통해 개와 관련된 한국 사람에 대한 인식이 조금 변화됐다”고 말했다.
개 애호가인 폴 바켄씨는 “일제가 정부의 힘으로 태평양 전쟁 동안 한국의 개를 150만-200만 마리 도륙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면서 “이번 강연을 통해 한국 사람들도 개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코러스하우스에서 제작한 삽살개 티셔츠가 기념품으로 제공된 이날 행사에는 미국인 등 10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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