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 과학고에서 지난 주 한인과 백인학생 사이에 다툼이 발생, 한인 이모군(16세·11학년)이 2일 학교에서 경찰에 체포, 연행됐다.
이군 가족은 “상대방 학생이 먼저 폭력을 휘둘렀는데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사실을 어제서야 알게 됐다”며 “현장 목격자 진술마저 무시한 학교의 처사는 공정하지 못했고 이는 엄연한 인종차별이다.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건 개요: 이군 가족이 밝힌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다. 지난달 26일 하교 시간. 스쿨버스에 오른 이군과 일행에게 백인 남학생(10학년)이 다가와 이군의 옆 자리 선점을 놓고 시비를 걸어왔다. 이군은 친구 부탁으로 맡아둔 것이라고 설명했고 버스 안에는 빈자리도 많았지만 백인학
생은 화를 내며 이군의 얼굴에 먼저 주먹을 날렸다. 이군이 백인학생에게 대항하는 과정에서 서로 주먹이 오갔고 다음날 별 탈 없이 등교했던 백인학생은 이번 주 느닷없이 코뼈가 부러졌다며 진단서를 학교에 제출했고 경찰에도 신고를 접수했다. 학교는 2일 브롱스 52경찰서 관계자가 동석한 가운데 이군 가족을 교장실로 불렀고 면담이 끝나자마자 그 자리에서 이군에게 수갑을 채워 경찰서로 연행했다.
■이군 가족 입장: 이군 가족은 “교장과 교직원들은 교장실에서 아들의 얘기는 들어주려하지도 않았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한인과 타민족 학생의 진술은 모두 무시하고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엉뚱한 학생들의 진술만 채택해 피해자를 가해자로 몰아세웠다”며 “학교의 조사는 결코 공정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학교 입장: 본보는 학교는 물론, 24시간 휴대폰을 소지해야 하는 학부모 코디네이터에게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군 가족은 “학교에서는 이번 사건을 학군 사무실로 넘겼다고 했다”고 전해왔다.
■이군은 누구인가?: 두 형을 출생 직후 잃고 어렵게 얻은 8대 독자인 이군은 7세 때 미국에 온 1.5세로 평소 폭넓은 교우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해 롱아일랜드 해변에서 한인학생과 중국학생이 어울려 수영을 즐기다 중국계 유항 가오군이 한인학생을 구하고 사망했을 당시<본보 2005년 6월27일자 A1면> 이군도 현장에서 중국 여학생을 구한 일은 이미 학교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초·중학교를 졸업할 때 대통령상 등을 수상하기도 한 이군도 이번 폭행 과정에서 안경 위 눈썹 부위에 상처를 입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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