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고연수씨 석방 뒷얘기 보도… “뉴욕주 롤러 의원 조용한 외교”
미국에서 지난달 한인 대학생이 갑작스럽게 구금됐다 나흘 만에 풀려나기까지 다름 아닌 공화당 하원의원의 조용한 개입이 있었다는 뒷얘기가 보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보도에서 지난달 있었던 한인 대학생 고연수(20) 씨 석방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고 전했다.
WSJ가 지목한 주인공은 마이크 롤러(39) 뉴욕주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으로, 여당인 공화당 소속인데도 이민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에 맞서 조용히 개입한 의원 중 한명으로 꼽혔다.
보도에 따르면 롤러 의원의 개입은 지난 7월 말 고연수 씨가 구금된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씨는 성공회 사제인 모친 김기리 신부를 따라 지난 2021년 3월부터 종교비자의 동반가족비자(R-2 비자)로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해오다 올해 7월 31일 뉴욕 이민법원에서 심리 기일을 오는 10월로 연기받고 법정을 나서던 중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기습적으로 체포됐다.
고씨는 현지 성공회와 한인 사회를 포함한 각계 지원 속에 나흘 만인 8월 4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런데 고씨의 석방이 성사된 배경 중 하나로 롤러 의원의 도움이 있었다는 게 WSJ가 전한 뒷얘기다.
고씨의 변호사인 메리 로스웰 데이비스는 롤러 의원의 "조용한 외교"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롤러 의원의 개입이 언제, 어떻게 이뤄졌다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데이비스 변호사는 다만 자신의 동료 중 한명이 롤러 의원실 관계자에게 고씨와 관련된 상황을 알려준 지 불과 며칠 만에 석방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우리도 진짜로 모른다"고 덧붙였다.
롤러 의원실은 고씨가 풀려난 다음 날인 8월 5일 고씨의 석방을 축하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 따르면 롤러 의원은 당시 "고씨의 석방을 지원하지 위해 저희 사무실이 연방 당국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했다"면서 "고씨의 사례는 우리의 부실한 이민 제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할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WSJ은 롤러 의원을 포함해 몇몇 공화당 상·하원의원들이 여당 소속임에도 최근 몇 달 사이 자신의 지역구 내 이민자를 돕기 위해 속속 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루이지애나주에서 구금됐던 이란계 여성 도나 카샤니언 사례 또한 마찬가지다. 47년 동안 미국에 거주하면서 미 시민권자와 결혼한 그는 당시 뉴올리언스 외곽 자택에서 정원을 가꾸다 ICE에 체포됐다.
그는 풀려나기까지 몇주가 걸렸는데, 이 과정에서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하원의원인 스티브 스컬리스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카샤니언 변호사가 석방 당시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러한 사례와 관련해 미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두려움이나 편애 없이 연방 이민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원론적 언급을 내놨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처럼 공화당 의원들이 지역구 이민자를 돕기 위해 개입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WSJ은 전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행보가 "자기가 일으킨 불을 껐다고 주장하는 방화범의 행동과 같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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