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서정주 ‘국화 옆에서’전문

하나의 생명체의 탄생과 성장은 혼자서 저절로 되는 것 없다. 국화꽃 한 송이가 피는데도 저렇게 천둥과 먹구름과 소쩍새와 모든 자연을 포함한 전 우주적인 요소가 더불어 되듯, 인간의 젊음과 방황과 고뇌 또한 하나의 인간을 완성시키는 과정이 아닐까.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성숙된 인간의 모습을 본다. 통합된 절대적인 관련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우주의 입자이다.

문인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