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정감 속에 인간적 아름다움 흘러
신명범 화백,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 소장
미국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잔디뿐만 있다고 생각했지. 마치 흙은 한국에만 있는 것 같았어. SF트라이앵글 화랑측에서는 흙 작품에는 관심이 없었고 캔버스 작품만 전시회를 하자고 했는데 거절했지. 그때 그 화랑에서 전시회를 한다는 건 큰 영광이었는데...흙 작품이 처음부터 좋은 평을 받은 것은 아니야. 그러나 이제는 보편화됐거든. 예전에 나만 흙을 갖고 작품을 했는데... 흙이 질감이 좋고 입체감이 있거든.
가족은 이곳 산 브루노에 남겨둔 채 한국과 북가주를 오가며 작품활동을 한 신명범 화백은 더하지도 보태지도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서 작품 낙찰과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 소장되는 영예를 안게 되었지만 그는 여전히 ‘흙의 작가’로 있었다.
그는 91년 94년 일본 전시에 성공을 거두며 TV방송에 출연하는 등 명성을 얻고 가난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동포작가로 한국 땅에 와서 미술계를 흔든다는 경계심도 터는 듯했다. 그동안 알아주지 않던 괄시도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1999년 서울 가나아트 화랑서 개인전을 연 이후 다시 작업실에서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신 화백은 하나님은 나를 그림 그릴 팔자로 두셨다며 나이들어서도 밤샘작업하고 바쁜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사실은 내 손이 미술관으로 들어가야 되는데...내 작업의 99%는 손으로 아사 위에 흙을 바르는 것이거든. 손의 테크닉으로 질감을 표현하니까 아릴 때도 많아.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인, 새, 물고기, 집, 나무, 꽃 등과 같은 이미지들은 흙과 만나 토속적인 정취로 소박한 아름다움으로 전해준다. 노 작가의 백발 미소 속에 사람냄새가 풍겨나오는 것은 흙과 더불어 산 30여년의 세월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의 제자였던 부인 신경숙씨와는 77년 LA, 88년 산호세에서 부부전을 열기도 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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