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란 특정주의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그 주의에 의거하여 공동의 노력으로 국민적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결합된 단체이다” 라고 영국의 저명한 정치가이며 연설가 에드먼드 버크는 정의를 내린 바 있다.
이런 정당의 본래 뜻을 망각하고 한국의 정당들은 건국 이래 60여 년간 무원칙적으로 정치적 계산과 실리를 위해 인맥을 따라 이합집산, 국민 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단명으로 끝나곤 했다. 그 원인은 인물 중심의 정당결성과 운영이었다. 요즘 레임덕으로 인한 권력 누수로 정권 창출시의 중심인물을 배신하고 집단 탈당으로 이어지는 한국정치사상 전례 없는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
연세대 정치사회학자 이극찬 교수는 정치인을 레이다 형과 자이로스콥 형으로 분류하여 설명했다. 레이다 형은 주체성이 상실되어 주위의 변화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치인이다. 따라서 이 정권에 붙었다 저 정권에 붙었다 되는 대로 산다. 인생은 이래도 한평생 저래도 한평생인데 내 실속을 채우며 즐기자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자이로스콥 형은 지구의 자전측정기처럼 주체성을 확립하고 주위 변화에 동요 없이 자기 임무를 묵묵히 실행해 나간다는 것이다. 신의나 지조를 돌보지 않고 이익만을 꾀하는 레이다 형의 정치인이 많으면 나라가 망하고 신의나 지조를 지키는 자이로스콥형의 정치인이 많으면 나라가 흥한다는 이론이다.
배신자들의 탈당 대행진이라는 사태가 발생한데는 우선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지도력 결핍에 결정적 요인이 있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지도력을 발휘한 사람들은 중요한 원리와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면서 끊임없이 발전해 온 사람들이었다. 여기에 비해 노무현 대통령은 비원리 무원칙으로 국사를 다루어 불신과 혼란을 초래케 했다.
또 위대한 지도자는 조직을 개인적 역량으로 이끌어갈 것이 아니라 조직의 힘으로 이끌어가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개인의 힘에는 한도가 있지만 조직의 힘은 무한하고 거대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한 예를 들면 총리, 장관, 총장 등의 고위간부를 제치고 직접 말단 젊은 검사들과의 토론에서 시비조로 위협적 발언을 한 것은 대통령의 권위를 스스로 추락시킨 결과가 되었다.
지난 해 럼스펠드 국방장관에게 미육군 예비역 소장들이 물러날 것을 요구한 사건도 따지고 보면 국방장관의 권한인 군정의 한계를 넘어 군 지휘관의 책임인 전략전술의 군령까지 간섭, 작전에 혼선을 빚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이나 월남 전쟁에서도 한국군은 군단장이나 사단장이 진두지휘하여 명성을 얻기를 좋아 했다. 그로 인해 연대장이나 대대장은 할 일을 잃고 최일선 병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함께 싸우다가 전사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한 대통령은 너무 세부적인 내용까지 지시하거나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 세계 2차 대전의 영웅 패튼장군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결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말라. 그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라. 그러면 그들의 재간으로 그대를 놀라게 할 것이다”라는 명언을 귀담아 두어야한다.
<박종식> 예비역 육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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