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텍 풍자 마음껏 감상을”
21일~5월12일 앤드류샤이어 갤러리
‘TV튤립’‘달마’외 미공개 작품도 전시
지난 해 1월29일 타계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더 오래 살았더라면 지금쯤 어떤 작품들을 만들고 있을까?
비디오와 뗄 수 없는 관계인 컴퓨터와 인터넷, 갈수록 끝 모를 진화를 거듭하는 하이텍을 풍자하는 작품이 더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한번 추측해 본다.
< 달마(Dharma). 1990 >
TV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기도 전인 60년대에 벌써 TV와 비디오가 인간에 미칠 영향을 내다본 백남준은 1963년 독일에서 ‘음악의 전시-전자텔리비전’이란 제목의 첫 개인전을 통해 비디오예술의 기원을 열었다. 그런 백남준이 인터넷과 웹에 빠진 인간성의 변질을 놓칠 리는 만무. 그가 벌써 10년 전에 발표한 ‘인터넷 드웰러’(Internet Dweller) 같은 작품을 보면 인간의 머리 전체-뇌와 눈과 귀, 코와 입을 모두 인터넷이 점령하고 있는 모습을 해학적으로 보여준다.
또 ‘모어 로그인, 레스 로그인’(More log-in Less log-in) 같은 작품은 20여개의 TV수상기들로 지은 인간의 몸체에서 수백 수천의 가느다란 와이어들이 뻗쳐나와 마치 ‘산발한 컴퓨터 귀신’의 모습을 연출한다. 그런데 그가 사용하는 TV들이 모두 구식의 앤틱 바보상자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아무리 디지털의 세계가 우리를 지배한다 해도 인간은 어디까지나 아날로그의 존재임을 시사하는 것일까?
유머와 해학을 잃지 않았던 천재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전(Nam June Paik, Selected Works)이 한인타운 앤드류샤이어 갤러리(대표 메이 정)에서 21일부터 5월12일까지 열린다. 지난 해 9월에도 백남준 사진전(임영균 작)을 개최했던 앤드류샤이어 갤러리가 7개월만에 다시 여는 소장전으로 이번에는 재미난 설치 작품들이 다수 전시된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TV 튤립’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달마’, 그리고 일반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달걀’(Chapter one is better than chapter eleven)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작품 ‘모어 로그인, 레스 로그인’은 크기가 3미터로 너무 커서 설치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프닝 리셉션은 21일 오후 6시. 앤드류샤이어 갤러리의 주소와 전화번호는 3850 Wilshire Boulevard #107 LA, CA 90010 (213)389-2601 www. andrewshiregallery. com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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