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단어는 서로 아무런 관계가 없는 낱말들이지만 올 한해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독특한 의미를 남겼다. 한인들의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크게 고취시켰다는 뜻에서 그렇다.
뉴욕 웨스트체스터에 거주하는 한인 수잔나 박씨가 7학년인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사용되는 교재 ‘요코 이야기’가 한국 역사를 심하게 왜곡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지난 해부터 시정을 위한 외로운 캠페인을 시작했다.
소위 ‘동해 찾기’로 불리운 캠페인도 뉴욕서 그리 멀지 않은 뉴저지 허드슨 카운티 내의 한국전 참전 기념물에 새겨진 일본해 표기를 강병춘 워싱턴평양도민회장이 발견하고 본보에 제보하면서 촉발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해피 엔딩, 사필귀정으로 마감해 한인사회는 뿌듯한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소수이기는 해도 한 목소리로 당당하게 우리의 주장을 밝히면 주류사회도 귀를 기울인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좀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 역사 왜곡 논쟁의 한복판에 서있던 당시 6학년 여학생의 결심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부모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이 스스로 등교를 거부하며 투쟁을 벌이자 학교 측은 ‘요코 이야기’를 수업 교재로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각 지역 한인사회가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오히려 확대됐다. 워싱턴 총영사관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실태 조사에 나섰고 몽고메리와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등 실제로 ‘요코 이야기’를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교육구가 집중 시정 요구의 타겟이 됐다. 여기에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등 관련 교육단체의 자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도 뒤따랐다. 이들은 교육국이 ‘요코 이야기’를 권장 도서에서 삭제해 주기를 강력히 요청했다.
이러한 캠페인은 또한 우리도 이순신 같은 위대한 인물을 영어 전기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바른 한국사 알리기’ 노력과 로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동해 찾기 역시 재향군인회 동부지회(회장 이병희) 등 한인사회 원로들의 자발적 관심 때문에 가시적 성과를 올린 케이스로 미주 한인사에 남게 됐다.
미주 재향군인회는 5개 지회의 조직력을 활용하고 대사관의 자료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기념물이나 서적 등에 나타난 일본해 표기 시정 캠페인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 용사들의 협조도 한몫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재향군인회는 7.27 정전 기념식 등에서 동해 표기를 공식화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끝내 문제의 발단이 됐던 뉴저지 허드슨 한국전 기념공원 관리국은 물론 얼마 전 메릴랜드주 보훈처도 동해 병기를 결정해 한인사회를 기쁘게 했다.
다시 찾은 ‘동해’와 우리 역사.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우리 것을 우리가 먼저 소중하게 여길 때 타민족의 존중을 받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준 사건들이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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