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빚더미·생활고·가정불화… 최근 상담전화 급증
“망했다” “이혼하겠다” 극단적 갈등 부쩍 늘어
#사례 1
최근 한 상담소를 찾은 60대 김모씨. 건축업계에서 일해온 김씨는 경기가 나빠지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경제력을 상실하자 아내와의 불화가 잦아졌고 몸도 약해졌다. 모기지 페이먼트가 연체되자 결국 파산신청을 했다. 현재 아내는 친척집, 자신은 친구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김씨는 요즘 “죽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다.
#사례 2
40대 주부 박모씨는 최근 자신 몰래 홈 에퀴티 론과 카드빚으로 주식에 투자해 큰 돈을 잃었다는 남편의 고백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남편은 사업조차 힘들어지자 부인에게 시댁에 들어가 살자고 제안했다. 박씨는 남편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고 10만달러 카드빚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난감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경기악화로 생활고와 가정불화를 겪는 한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가정문제를 주로 다루는 한인 봉사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한인들의 상담전화나 방문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일반적으로 상담소를 찾아오는 남녀비율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편이지만 경제문제로 고민하는 중년 남성들의 상담도 크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한인가정상담소 피터 장 소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거나 이로 인해 부부싸움이 잦아졌다는 상담이 많다”면서 “12월 말에 분기별 통계가 나오겠지만 전년 대비 관련상담이 적어도 10%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연말을 전후해 가정불화 상담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연말 선물비용 사용처나 송년회 참석여부 등을 놓고 부부간의 의견대립이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올해는 갈등의 양상이 예년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단순히 의견대립 수준을 넘어 ‘파산할 것 같다’ ‘망했다’ ‘이혼하고 싶다’ ‘죽고 싶다’ 등 극단적인 반응을 쏟아내는 사례가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것.
상담소 관계자들은 “요즘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므로 부부가 누구를 탓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갈등의 중심에 있는 부부 두 사람이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자녀문제나 이혼, 별거 등으로 악화되기 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한인가정상담소 (213)389-6755, 한미가정상담소 (714)590-0017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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