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시행 이후
방문목적·허위기재
적발 케이스 늘어
한국에 사는 초등학생 김모(11)군은 최근 무비자로 LA 국제공항(LAX)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입국심사관에 의해 한국으로 돌려보내졌다. 겨울방학 동안 LA의 친척집에 머물려 영어를 공부할 계획이었던 김군은 입국신고서에 체류지를 영어학원 주소로 적은 게 화근이 된 것. 입국심사관의 방문 목적을 묻는 질문에 친지 방문이라고 답했지만 체류지에 학원 이름과 주소가 적인 것을 수상히 여긴 심사관의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영어 연수 목적이 탄로나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한국인 비자면제 프로그램 시행두 달이 지난 가운데 위와 같이 방문 목적 위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2차 심사로 넘어가거나 아예 공항에서 한국으로 되돌려 보내지는 한국인 무비자 입국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LA공항 관계자들에 따르면 LAX를 통해 입국하는 한국인 무비자 방문자들 가운데 10명 중 2명 꼴로 2차 심사대로 넘겨지고 있으며 비자면제 시행 이후 현재까지 김 군을 포함한 6명이 아예 입국이 거부돼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특히 과거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 거절당한 적이 있는데 전자여행허가제(ESTA) 사이트 신청서에서 이를 숨기는 등 허위로 ESTA를 작성하는 경우는 여지없이 입국심사 과정에서 적발돼 입국이 거부된다고 공항 관계자들은 밝혔다.
무비자 방문객의 입국이 이같이 거부되는 이유는 또 ▲관광비자로 미국에 왔다가 일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 ▲과거 방문 때 체류기간을 넘긴 경우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달 초 한인 여성 최모(30)씨는 대학 졸업 후 관광비자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적이 있었지만 ESAT 신청서에는 거부당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가 입국 심사 과정에서 사실이 밝혀지면서 귀국 조치를 당했다.
일단 2차 심사로 넘어가면 상세한 심문과 조사를 받기 때문에 방문자들은 입국 허가가 나오는 경우라도 최소한 2시간 이상 지체되는 고초를 겪고 있다.
한 공항 관계자는 “입국 심사과정에서 컴퓨터 화면상에 여행객의 과거 체류기록이나 일한 경력, 비자 신청 거부 사례 등이 자세히 나타난다”며 “특히 무비자 방문 신청시 허위 사실이 드러나면 거의 대부분 입국이 거부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무비자 실시 이후 입국 거부 케이스가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2차 심사대로 넘어가는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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