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첫날. 일본 도쿄 서부 신오쿠보 역은 이른 아침부터 30~40대 여성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 지역은 도쿄 내 코리아 타운이다. 이 일대는 한국을 찾지 못하는 일본 여성들이 한류 관련 상품을 사기 위해 주로 찾는 곳이다.
’한류 백화점’ ‘한국 상품 전문점’ 등의 간판을 내건 상점이 일본 여성들로 북적였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최근 한류 시장의 일대 변화가 감지된다고 입을 모았다. 스포츠한국 취재진이 빠르고 젊어진, 그리고 진화하고 있는 한류의 현장을 찾았다.
# 빨라졌다=’꽃남’과 ‘에덴’의 일본 전쟁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의 열기는 일본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한류 상품 전문점 코리아플라자의 입구는 <꽃남>의 새로운 DVD가 들어왔다는 안내 표지판이 차지하고 있었다.
월요일과 화요일 한국에서 방영이 되면 이틀 뒤인 목요일이면 이 상점에 비치가 된다. 매주 200개의 DVD가 들어오면 당일 순식간에 동이 난다는 것이 매장 직원의 설명이다. 한류 콘텐츠가 시차 없이 일본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한국에서 동시간대 맞붙는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의 아성을 <꽃남>이 거세게 몰아부치고 있다는 것. 이들의 대결은 4월 <꽃남>의 일본 내 지상파 방영과 프로모션이 이어지면 보다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플라자 배유리 점장은 SS501 활동으로 얼굴을 알렸던 김현중은 물론 이민호 김범 등의 포스터가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다. SS501, 티맥스 같이 출연 배우의 CD 판매도 함께 늘고 있다. 젊고 잘생긴 한국의 스타를 찾던 일본 팬들의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젊어졌다=’아이들’의 재팬 인베이전(Japan Invasion)
국내 음악 시장을 평정한 한국 아이들 그룹은 일본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동방신기 빅뱅 SS501 등은 인기를 가늠하는 매장 판매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국 아이들 그룹이 일본에 등장하면서 한류를 즐기는 팬층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주된 팬층이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던 40대 이상의 여성 팬이었다면, 최근에는 아이들 그룹을 좋아하는 20,30대 팬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매장에서 만난 일본 20대 여성 나오미는 샤이니와 2PM을 좋아한다. 멤버들이 귀엽고 재치가 있다. 일본 그룹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주변 친구들도 요즘 한국 그룹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그룹의 약진은 의외의 현상이었다. 소녀시대 원더걸스는 한국에서처럼 일본에서도 20,30대 남성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앨범이 발표되면 남성 그룹과 판매 경쟁을 벌이고 관련 상품 판매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한류 하면 일본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통념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배 점장은 여성 그룹을 좋아하는 일본 남성 팬들이 단순히 관심을 갖던 것에 그치지 않고 구매에도 뛰어들고 있다. 매장에도 일본 남성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인기를 얻더니 최근에는 카라가 여기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도쿄(일본)=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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