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버겐카운티 통신(최덕희 통신원)
지난해 늦봄, 뉴저지에 사는 황금원씨는 약 2개월간 매주 이틀간 하루 4시간씩 강행군의 교육을 끝내고 버겐 카운티로 부터 소셜 상담원(Social Servic Concellin Associate)의 자격을 부여 받았다.일선에서 은퇴한 후 7순의 나이에도 언어와 제도를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의 손
과 발이 되기 위해서다. 그 결과 그는 지금 사회복지 상담센터를 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한인들을 돕고 있다. 이 일을 하기 전에 그는 원래 한국에서 은행원이었다. 30여 년 전, 당시 겨우 30대 후반이던 황금환씨(당시 은행 근무)에게 난데없이 온라인-뱅킹 제도를 도입하라는 이사진의 명령이 내려졌다. 당시는 한국의 은행이 아직 옛날부터 해오던 방식대로 은행 업무를 해오고 있을 때였다고 한다. 그때 황씨가 받은 업무는 수백 만 달러짜리 전산기를 도입하고 프로그래머를 교육시켜야 하고 시스템을 완성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이었다. 황금환씨는 이 일을 맡았을 때 너무 캄캄해
앞이 안보였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는 직원을 따로 선발, 교육을 시켜 그 일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다. 그 때의 2년 반은 정말 글자 그대로 지옥 같은 생활이었다는 것. 그는 이제 다시 한 번 그와 같은 어두운 골목길을 걷는 기분으로 현재의 상담센터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매일의 우선 순위 일 번은 간절한 기도이고 그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이다.그간 황씨는 이 센터를 통해 한인들이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많이 도와주었다고 한다. 아
르바이트하며 공부하는 자녀를 돌보다가 지쳐 쓰러졌던 어머니가 퇴원의 기쁨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날아온 병원청구서(2만 8,000달러)를 해결해 준 일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다섯 번이나 그 어머니와 같이 병원을 드나들었다. 그 때의 결과는 그 가정만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이에게도 같은 기쁨이었다고 한다.
언젠가는 또 어떤 할머니가 찾아왔는데 그는 시민권자로 15년간 일을 했는데 소셜 시큐리티 연금(사회보장 연금)을 580달러 정도밖에 못 받고 있었다. 황씨는 그 할머니를 도와 의료비 보조(Medicaid) 및 생활 보조금에다 식량보조(Food Stamp)까지 받게 하였다고 한다. 한번은 어느 중년의 여성이 시민권 면접을 도와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을 했다는데 그녀는 교통
수단마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날이 바로 의사와 진찰약속이 예약되어 있는 날이었다. 그런데도 황씨는 잠시 생각 끝에 약속을 해버렸다고 한다. 당연히 의사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그를 차에 태워 면접장소에 가 면접을 마친 후 시민권을 받고 그와 함께 돌아왔는데 그 때 기분
이 너무 좋아 차를 몰고 돌아오는 길은 갈 때 보다 훨씬 더 가까운 것 같았다고 한다.또 지난해 가을, 어떤 사람이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 아버지는 지난해 타계하고 얼마 전에 어머니가 자꾸 피곤해하며 힘들어 해서 의사를 찾아갔는데 아무런 보험도 없어 현금으로 치료비를
지불하였단다. 그 어머니는 시민권은 갖고 있었지만 아무런 혜택도 기대하지 않고 그저 집안에만 계셨고 아들, 딸도 별로 그런 걸 모르고 자라온 터였다고 한다. 황씨는 그의 인적 사항을 자세히 알아본 후 소셜 시큐리티 사무실로 가서 필요한 절차를 밟도록 권고하였다.
얼마 후 그 할머니는 의료보험이 해결되어 병원에도 마음놓고 갈 수 있게 되었고 생활비 보조금도 받게 되었다고 한다. 황씨는 사실 이와 같은 일을 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밝힌다. 사무실이나 기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초보 영어와 노래교실, 스트레칭 강습까지 하고 있다. 그나마 사무실과 비상 식량지원을 위해 창고를 할애하고 남은 공간은 작은 교실 하나 밖에 만들어 지지 않아 무슨 프로그램이든 간에 한 주 한
번 밖에 기회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그는 매년 양로원에 위문을 가고 효행상 행사도 꾸준히 갖고 있다.
사회보장상담(소셜 시큐리티 상담)의 형편만 보더라도 겨우 작은 책상 두 개를 칸막이로 막아 설치하였는데 그냥 지나기에는 너무나 딱한 실정이다. 그러나 어떠한 장애도 봉사의 정신을 빼앗아 갈수는 없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의 봉사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황금환씨는 주어
진 건강에다 비록 학, 박사는 아니더라도 생활에서 필요한 영어를 이해할 수 있어 남을 도와주는 일을 할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함을 갖고 있다. 때문에 그는 오늘도 어려운 한인을 돕기 위해 15마일의 길을 달려와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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