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마찰에 대한 균형추 역할
거부.연기는 배신이라 생각할 것
커크 미 대표 불공평 입장...사실상 불투명한 상태
미국과 한국 정부가 체결한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 FTA)이 미 연방의회의 인준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 상당수가 ‘배신’(betrayal)을 당했다고 생각, ‘정신적 타격’(psychological blow)을 입게 될 것이며 이에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한미 경제 대신 전략적 관계 발전을 위한 ‘하이 프로파일 조치들’(high profile steps)을 통해 부정적 영향 개선 노력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연방의회조사국’(CRS)이 분석했다.
CRS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제안된 한미자유무역협정: 규정과 영향’(2009년 3월24일자) 보고서에서 “미국과 한국은 부분적으로 위기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동맹 활력 복원 방법의 일환으로 KORUS FTA를 협의했다”며 “협상이 진행 될 당시 때로는 KORUS FTA가 대북 관계와 주한미군 재배치와 같은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를 놓고 빚어진 한미 마찰에 대한 균형추 역할의 가능성으로 논의되곤 했다”고 상기시켰다.보고서는 “이 같은 긴장상태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접촉과 협상을 더욱 강조키
로 결정함에 따라 2007년에 현저하게 감소됐다”며 “한미 관계 재건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으로 (한미) 관계는 더욱 개선 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어 “따라서 한미동맹 기반이 더욱 튼튼해져 보이는 현재 KORUS FTA는 더 이상 양국 협력의 특별한 분야로 생각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차원에서 KORUS FTA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대한 양국의 근본적인 관심을 변경시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양국의) 전략적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KORUS FTA의 통과가 (한미) 전략적 관계에 중대한 실재적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이에 반해 KORUS FTA의 결렬은 특히 한국인들이 (한미)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아마도 깊은 상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만일 미국에 의해 KORUS FTA가 장기간 늦춰지거나 거부될 경우 이는 한국의 여러 정책 입안자들에게 정신적 타격이
되고 그들 여럿은 이를 배신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는 특히 그들(한국 정책 입안자들)의 시각에서는 협정이 미국 의회에서 더욱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도록 확실하게 하기 위해 자신들이 자동차, 쇠고기, 노동과 환경 분야에서 정치적으로 값비싼 양보를 했다고 보기에 더욱 틀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일부 한국 정치인들과 정책 입안자들에 따르면 미국에서 KORUS FTA의 실패는 한국과 동북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책임이 감퇴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일고 있는 논거에 믿음을 실어주는 것”으로 “만일 이 같은 인식이 자리를 잡을 경우 한반도의 주한미군 이주비용에 대한 한국의 분담을 늘리는 것과 같이 한국 지도자들이 동맹을 내세워 인기가 없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치러야 하는 정치적 대가가 비싸질 것”이며 “만일 KOURS FTA가 미국에서 거부되거나 연기될 경우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에서의 부정적인 상징적 영향을 어느 정도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경제 관계 보다는 미국과 한국의 전략적 관계를 확산시키는 하이 프로파일조치들을 취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KORUS FTA의 운명은 현재 재검토 기간에 처해있는 미국의 광범위한 무역정책 방향에 대한 잣대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며 “좋거나 나쁘거나 KORUS FTA의 거부 또는 무기한 연기는 미국이 주요 무역 파트너와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데 있어 FTA를 중대한 도구로 사용할 것인가의 실용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
다. 바락 오바마 행정부는 조지 W. 부시와 노무현 정부가 2007년 6월30일 체결한 KORUS FTA와 관련, “우려”(concern)를 해결하기 위해 “진전을 위한 벤치마크”(benchmark for progress)를 마련 중이라며 연방의회에 인준을 요청할 것인지 또 인준을 요청한다면 언제 할 것인지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한국의 자동차 수입 장벽 문제 등을 내세워 KORUS FTA에 대해 “대단한 결함”(badly flawed)을 주장하며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바 있고 론 커크 ‘미국무역대표’(USTR)는 3월9일 연방상원 인사청문회에서 KORUS FTA에 대한 경제 기회를 강조하면서도 “대통령이 말씀하고 나도 동의하는데 그 협정은 있는 그대로는 정확하고도 간단하게 공평하지 못하다. 그리고 만일 우리가 그 것을 올바르게 잡지 못한다면 우리는 (협정으로부터) 떠나버릴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KORUS FTA의 미래는 사실 불투명한 상태이다.
한편 커크 대표와 김종훈 한국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워싱턴 D.C.에서 커크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미 통상장관회담을 열고 KORUS FTA 진전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한미 FTA 속히 의회 투표에 부치자”
댄 버튼(인디아나·공화) 미 연방하원의원은 지난 5일 의회에서 하원 동료의원들에게 한국과 미국 정부가 체결한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입법상의 림보”(legislative limbo)에서 끌어내 속히 찬반 투표에 부치자고 촉구했다.버튼 의원은 이날 하원에서 발언권을 얻어 자신의 지난 달 한국 방문 결과를 보고하면서 한국에서 만난 모든 관계자들이 한미 FTA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이 같이 주문했다.
버튼 의원은 “나는 방문 기간에 유명환 외교장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박진 국회외교위원장, 우리 대사관과 주한미상공회의소 고위 간부들과 회의를 가질 기회가 주어졌다”며 “실제적으로 모든 회의에서 한미 FTA가 주요 안건으로 올라있었다”고 밝혔다.버튼 의원은 이어 “모든 협정과 협약은 항상 타협의 결과이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완벽한 것은 없다. 그리고 나도 의회가 협정의 가치를 토론할 정당한 권한이 있다는데 동의 한다”며 “그러기에 그 토론을 하자. 이 협정을 입법상의 림보에서 의회로 끌어내 솔직한 찬성 또는 반대투표에 부치자. 그리고 그 결과에 맡기자”고 강조했다.
버튼 의원은 또 “내 생각으로는 이 자유무역협정은 단순한 경제 성장 문제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한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인정하고 미국이 친구들과 동맹국 뒤에 분명히 버티고 있다는 메시지를 뒷받침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한국인 친구들을 그 정도로 존중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주 공화당 출신 데이빗 라이셔트 하원의원도 지난 7일 의회 발언권을 얻어 5월이 ‘세계 무역의 달’임을 상기시키며 “미국이 불확실한 경제 미래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는 지금 우리의 무역 의제를 진전시키는 행동을 반드시 취해야한다”며 “우리는 유럽, 중국과 그 외 국가들이 계속 무역 장벽을 무너뜨리고 세계 경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마당에 파나마, 콜롬비아와 한국과의 중대한 협정이 동결돼 있는 것을 계속 허용할 수만은 없다. 이들 무역 협정을 이행해 세계 무역의 달을 인정하자”고 역설했다.<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 FTA 6차협상에서 김종훈(오른쪽) 한국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트리 미국측 수석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07년 1월 15일 자료사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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